예전엔 이맘때쯤 가슴 설레이고 즐거웠던 기억들만 있었는데, 몇년전부터인가(IMF이후) 설레임보다는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아프기까지 합니다....저희 회사는 서울역 지하철과 맞닿아 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또 매일 저녁 퇴근하면서 늘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집없이 직장없이 이리저리 나뒹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요즘엔 더욱 더 늘어만 가니 가슴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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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 퇴근길엔 노숙자들끼리 싸움이 붙었는지, 경찰들까지 와 있고 바닥엔 핏자국까지...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서둘러 그곳을 지나오는데 제 시선을 붙잡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난장판 한 구석에서 커다란 상자속에 이불을 깔고 앉아 비닐로 지붕을 만들어 덮어 쓰고 있던 한 무리...아마도 가족인듯 엄마, 아빠, 그리고 4살을 안 넘긴듯한 여자아이... 거칠고 더러운 그들의 얼굴에는 희망도 미래도 두려움조차도 없는듯 보였습니다...
저들도 나와 같은 하늘 아래서 살고 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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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엄마가 되고 나서 제 '양심'이 아니, 제 '심장'이 조금은 더 뜨거워졌는지...그들을 보고나서 발길이 천근 만근 무겁더군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동안 그 여자아이의 얼굴이 눈에 아른거려서 혼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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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든 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회사도 '연말정산'으로 바쁩니다. 제가 저희 부서 '소득공제' 담당이라 오늘까지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마감했는데, 저를 또 우울하게 한것은...
'신용카드'에 대한 소득공제 때문에 각 사람들로 부터 신용카드사용액을 확인했는데, 대리이상 남직원 모두가 천만원 단위가 넘더라는 말입니다...허거걱~
연봉 삼천만원인 과장이 이천만원 이상을 신용카드를 사용했다면...
'상대적 박탈감'때문에 제가 우울했던게 아니라, 서류를 정리해서 인사부에 제출하는데, 인사부 담당자 왈..."신용카드들은 이리도 써대면서 이런 사람들 '기부금 영수증' 내는거 한번도 못봤다..."라는 말 때문입니다. 창피하지만, 저는 입사 하면서 아주 조금씩 후원하던 곳에서 매년 그렇듯 영수증이 날라왔길래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내려는 마음에 살짝 끼워 냈던건데, 제 '기부금 영수증'을 함께 보더니 그말을 꺼내더군요... 제가 더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졌지요... 기부금이래야 자동이체 시켜놓고 거의 신경도 안쓸만큼 적은 액수거든요...
오늘따라 제 자신이 왜이리 창피하고 초라하게 느껴지는지요...
가끔씩 통장 확인할때 '나도 누군가를 돕는다구~~'라고 자만하기 위한 도구로 기부금을 냈던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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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라도 내릴듯이 창밖이 어둡네요...저 또한 바깥 풍경처럼 우울하고 해서 쑥쑥에 들어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넋두리를 합니다.
침침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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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그 아이가 자꾸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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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후원하는 아이도 4살짜리 여자 아이인데...
아무래도 올해엔, 크리스마스에 맞춰 예쁜 털 목도리라도 사서 부쳐줘야 겠네요... 그래야 제 마음이 조금은 덜 아플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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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시입니다...
모두들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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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연말 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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