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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교육에 있어 정서 교육을 가장 중요시 합니다.
최근에는 EQ 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정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논의되고 있지만 그 동안 인지 교육에 정서 교육은 많이 밀려나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서는 지능과 다양한 인지능력의 토대가 되므로 이 둘을 따로 떼어내는 것도 어찌 보면 억지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둘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라면 주저 없이 정서 교육을 선택합니다.
아이와 바삐 보낸 하루를 마감하면서 오늘 하루 아이와 얼마나 '함께' 행복했는가를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쳤으며 아이가 무엇을 배웠나가 아니라 아이가 몇번을 웃었으며, 엄마와의 적절한 대화와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에 대해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생활했나를 생각해 봅니다.
아이의 건강한 정서발달의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부모자신의 정서표현방식과 이를 통한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부모자신이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아이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고, 부정적인 감정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부모와 아이와의 정서 즉, 감정에 대한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즐거울 때보다 갈등 상황일 경우 대화는 더욱 중요합니다.
그리고 감정을 더 정확히 표현하고 상대의 감정을 세심하게 읽어주는 데는 언어적인 기교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아이와 다음의 두 가지 상황에 있어서는 영어가 아닌 우리말을 사용합니다.
첫째,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서 꾸짖을 때입니다.
하루는 한 엄마가 아이를 영어로 야단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엄마가 하는 말이 "You are a bad boy." 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전 깜짝 놀랐습니다.
설사 아이가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단정적으로 아이에게 'bad boy' 라는 말을 쓸 수 있는지 말입니다.
아마도 그 엄마는 영어를 사용하느라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말로 표현을 할 수 있었더라면, 그렇게는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아이에게 많은 간섭을 하거나 자주 꾸짖지는 않습니다. 소소한 일은 그냥 두고 보지만, 큰 한계를 정해 그 한계를 벗어날 경우에는 아주 엄하게 꾸짖습니다.
이때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영어로 말하게 되면 제가 부자연스러워 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꾸짖는다는 것 자체가 아주 조심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할 때 좋은 방법이 바로 나-메시지(I-message) 라고 합니다.
즉, 이것은 아이의 잘못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이 중심이 되어 부모의 느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좋은 이유는 행위자와 행위를 구분시킬 수 있으며, 행위를 한 사람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 않고도 행위를 한 사람이 잘못해서 영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위험한 장난을 하고 있다면,
"당장 위험한 장난을 그만두지 못하겠니? 그런 장난은 하는 게 아니야." 라고 하지 말고,
"네가 그런 장난을 하는 것을 보니, 엄마는 혹시 네가 다칠까봐 무척 근심이 된단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이렇게 말하기가 겸연쩍고 익숙치 않을 지 몰라도, 이렇게 대화하는 것이 아이와의 관계에 많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둘째, 아이를 '격려'할 때입니다.
보통 아이가 무슨 일을 잘했을 때 우리는 칭찬을 합니다. 그리고, 많은 칭찬을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칭찬은 또 다른 형태의 벌입니다.
잘못한 일에 대한 대가로 벌이 주어지는 것처럼, 잘한 일에 대한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칭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칭찬은 아이를 좌절시킬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칭찬을 받기 위해 하는 일들이 아이에게 힘겨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격려는 아이가 잘못하였을 경우에도 주어질 수 있으며, 결과가 아니라, '노력'이나 '발전'에 대해 주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Excellent, I'm so proud of you. 라고 표현하는 것 보다는
'네가 한 일에 스스로 만족하니 나도 매우 기쁘구나." 또는
"너는 좋은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했구나." 라고 표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경우, 제 영어 실력으로는 제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기가 어려워 저는 이때도 영어보다는 우리말로 이야기 합니다.
제가 영어실력이 부족해 위의 두 가지 경우 우리말로 이야기 한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우리말로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보다는 잘 나타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정을 다양한 어휘로 솔직히 표현할 수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수 있다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된 그림책에는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는 가에 대해 쓰여진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보통 anger, fear, happiness, sadness 등의 제목으로 이러한 감정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책들입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처리하는가를 알려줍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 Feeling Angry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 마지막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Everyone gets angry. Feeling angry is okay.
The important thing is to handle your anger in a positive way.
우리 엄마들은 아이와의 감정에 대한 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들에게 먼저 연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이에게 긍정적인 표현을 해줄 때 그저 "Good job'' "You did it." 등으로 짧은 영어로 말하기 보다는
"네가 ~ 하다니, 엄마는
흐뭇하다.
뿌듯하다,
벅차다.
눈물겹다,
짜릿하다,
감격스럽다,
신바람이 난다,
황홀하다,
뭉클하다,
든든하다,
상쾌하다,
등의 우리말을 마음껏 사용해 줍시다.
영어 몇 마디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이의 올바른 정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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