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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이 땅의 '여자'에 대해 생각케 하는 드라마 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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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도도맘 등록일 2000-12-18 02:32 조회수 1,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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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케 하는 드라마들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기에 몇 자 씁니다. 이땅 보통 여자들의 과거, 현재, 미래(불길한)가 대체로 드러나고 있더군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경험에 근거한 판단이긴 하지만요.
먼저 주말극입니다. 단지 딸이라는 이유로 신생아가 버려진다는 것, 참 기막힌 일입니다. 그러나 사실 바로 그 이유로 세상의 빛도 못 본 채 사라지는 태아는 또 얼마일까요. 저는 맨 위로 언니가 있고 오빠 셋이 있습니다. 만약 언니가 아들이어서 오빠들만큼의 교육의 혜택을 받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답니다. 다행히 저는 막내여서 언니와는 경우가 좀 달랐지만 그럼에도 오빠들에게는 당연한 많은 것들이 저에게는 허용되지 않았지요.
그런 제가 지금은 아줌마가 되어 있지요. <아줌마>에는 확실히 리얼리티가 있습니다. 인간의 속물적 근성, 이기심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의 추악함이 그토록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드라마는 찾기 힘들 듯 하네요. 위선 그 자체인 '아저씨'(아줌마 남편)는 그나마 순진한 편이랄 수 있겠죠. 여기서, 그 '아줌마'의 삶과 아줌마인 나의 삶이 본질에 있어서 얼마나 크게 다른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 '아줌마'의 미래는 좀 달라질 것도 같네요. 현실에서도 그것이 가능해야 할 텐데요.
마지막으로, 저같은 보통 아줌마의 삶이 가져다줄 미래를 저는<여자만세>에서 발견하고 움찔합니다. 결코 바람직한 미래는 아니기 때문이죠. 그 '여자'의 '엄마'를 보세요. 아줌마인 저의 대부분의 시간 또한 바로 '엄마' 역할을 위해 할애됩니다. 물론 그것이 더할 나위없는 기쁨을 주는 일임에 틀림없지만 바로 그 때문에 이 아줌마의 미래는 불길하기만 합니다. 누구누구의 엄마로만 불리는 이 땅의 보통 아줌마들(저를 포함해서). 그러나 우리의 미래는 좀 달라야 하겠지요. 노력해야겠지요.
오늘도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 생각에, 작가인 조소혜 씨는 참 따뜻한 심성을 가졌을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의 작품에는 늘 장애인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참 따뜻했습니다. 잘나가는 사람들이나 유행의 최첨단에 걸쳐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는 풍토에서 그들을 등장시킨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세상에는 장애인과 예비장애인 두 부류의 사람이 있음을 말없이 웅변함으로써 우리같은 예비장애인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반성케 하지요. 그리고 극중인물 모두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더군요. 게다가 그들 삶의 터전인 회사가 다름아닌 보일러 회사였습니다. 이 디지털 시대에 굴뚝산업 그 자체라 할 만한 보일러 회사. 그 또한 그녀의 따뜻한 심성에서 나온 배경일 거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네요.
이야기가 옆길로 새고 말았군요. 그러나 제가 이 드라마들을 통해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 분명있습니다. 과연 우리의 딸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나 하는 것이죠. 저는 저의 성장환경 때문인지 결코 여성적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여성적'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나 할까요. 부정되어야 할 것 쯤으로 치부하니까요.물론 이것은 암울했던 지난 시대 분위기와도 무관하진 않지만요. 그러나 이런 사고 또한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자신을 긍정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런 제가 도도맘(투도러스 맘)이 되었으니, 이 딸들을 과연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딸 키우시는 분들, 함께 고민해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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