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과 미국 교육의 차이 중 하나” 2016-07-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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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과 미국 교육의 차이 중 하나”


대부분의 미국 학교들은 한해를 네등분해서 4학기 제도로 운영을 합니다. 이 학기들을 quarter 라고 부르는데, 초등학교의 경우 한 quarter 를 마칠 때 마다 정해진 시간에 학부모가 자녀의 담당 선생님을 만나 뵙고 한 학기 동안 아이가 보여 온 학업 성취도 및 그간 진행된 수업의 내용, 다음 학기에 공부하게 될 영역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 보는 학부모와 교사 미팅 (Parent/Teacher Conference) 시간을 갖게 됩니다.

 

보통 이 모임을 마치고 학교를 나서는 많은 부모들은 마치 자신의 아이가 온 세상 부모들이 부러워 하는 ‘엄친아’ 라도 된 듯 한껏 부풀어 오른 가슴과 으쓱한 어깨를 감추지 못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모임을 통해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선생님으로부터 ‘OO 가 이번 학기 동안 너무 잘 했어요’ ‘수업 시간에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해야 할 일들을 제 시간에 충실히 잘 마쳤어요’ 등등.. 과분할 정도의 칭찬 일색인 선생님들의 평가에 갑자기 자신의 자녀가 부쩍 더 사랑스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의 이렇게 부푼 가슴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온 후 몇일이 지나면 자녀의 성적표를 받아 보게 되는데, 선생님들의 칭찬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던 부모들은 ‘이게 우리 아이 성적이 맞아?’ 라고 할 정도로 몇일 전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칭찬의 내용과 성적표에 담긴 자녀의 성적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 처한 부모님들은 “분명히 선생님이 우리 아이가 진짜 잘 한다고 했는데 성적은 겨우 C 정도에요! 미국 선생님들은 다 그렇게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아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시나요?” “하도 잘 한다고 해서 다 A 정도는 받았겠지 했는데, 성적표를 보니 죄다 B 에요! 차라리 솔직히 못한다고 얘기를 하지, 사람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이게 뭐에요?” 마치 선생님에게 속기라도 한 듯 부모님들은 분(?)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 부모님들을 대하다 보면 종종 이런 경우를 접하게 되는데, 아마도 이는 한국 교육의 상대 평가제도와 미국 교육의 절대 평가제도 사이에서 한인 부모님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혼란의 요인 들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상대평가를 하지 않는 미국 선생님들이 학생의 부모님에게 ‘OO 가 너무 잘 했어요’ 라고 얘기 할 때엔 ‘OO 가 누구에 비해 잘 했어요’ 라는 의미가 아니었을 것이고, ‘수업시간에 정말 열심히 했어요’ 라는 말은 ‘수업 시간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열심히 했다’는 얘기가 아니었을 것 이란 것입니다. 만약 C 를 받은 학생에게 ‘너무 열심히 했어요’ ‘너무 잘 했어요’ 라고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의 의미는 아마도 상상컨데 C 를 받을 만한 능력을 갖춘 학생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을 해서 자신의 능력으로 받을 만한 성적을 받은 모습에 대한 칭찬이고 인정이었을 거란 생각입니다.

B 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이 부족한 노력으로 인해 C 를 받았다면 ‘더 잘 할 수 있었을거에요’ 라던지, ‘아직 노력이 많이 부족해요’ 라고 평가를 하셨겠지만, 자신의 능력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뿌린 만큼의 열매를 거둔 학생이라면, 다른 학생들과는 상관 없이 그 열매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한 학생의 ‘노력’을 ‘노력’으로 인정해 주고 잘 했다 칭찬해 주는 것이 미국 교육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래 전 언젠가 한국의 교육 실정을 잘 모르던 시절, 한국을 방문하던 중, 학교를 마치고 나서도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 시간까지 하루도 빼 놓지 않고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는 학생들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칭찬이라도 해 줄까 하는 마음에 그 아이들에게 “너희들 그렇게 밤 늦게까지 하루 종일 공부를 하는 걸 보면 진짜 공부 잘 하겠다, 그치?” 상황파악(?)을 못하는 저의 말 한마디에 어깨를 축 늘어 뜨리고, 기운 빠진 목소리로, “선생님, 그래도 17등이에요. 저희 반에는 1등 정해져 있고, 2등 정해져 있구요. 도무지 올라 갈 수가 없어요.” “저는 해도 해도 3등급을 벗어 날 수가 없어요” 상대 평가제도에 눌려 어린 나이부터 ‘나는 17등’ ‘나는 몇등급’ 이렇게 스스로의 능력과 가능성을 몇등, 몇등급으로 선을 그어 버리고 일찌감치 꿈과 희망을 접어 버린 아이들, ‘하면 된다’고 배웠지만, 막상 실제로는 ‘해도 안 되더라’에 익숙해져 버리고 해야겠다는 의지 조차를 놓아 버린 아이들을 바라 보면서, 선생님에 한사람으로서 가슴 한 구석이 짠했던 기억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과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주위로부터 ‘잘 한다, 잘 한다’ 한껏 인정 받고 자란 아이들이 자신이 기울인 노력의 대가와 그에 대한 보람을 느끼며, 스스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 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오늘 내일 당장 한국의 교육제도를 바꿀 수 있는게 아니라면, 우리 부모들이라도 오늘 우리 사랑하는 자녀들의 움추린 어깨라도 보듬어주며, “너 잘 하고 있어. 잘 하고 있는거야” 따뜻한 인정에 말 한마디 전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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