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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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10 목요일(만8개월6일째)
오늘 또 소아과를 찾았다
어느날 찾아든 감기가 한달내내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코가 막혀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젖병을 빨다가는 입을 벌리고 ‘휴~’ 숨을 쉰다
잠도 깊이 못 자고...밤새 몇 번을 깨어나 울며 보채는 통에
내가 잠 못자는 건 둘째 치고 어린 것이 너무 안쓰럽다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크던 아이가 아프기 시작하니까
더 먹이고 싶었지만, 잘 나오지 않아서 마지못해 끊은 젖인데도
자꾸만 젖을 끊은 탓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강민이에게 더 미안하다
자꾸 병원을 찾게 되는 것도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괜찮아지겠지..하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일주일이 멀다 하고 찾게 되는 병원이었던지라
이제는 제법 여유 있게 진찰을 받는 강민이
코 빼낼 때도 태연하게 코를 내미는가 하면
억지로 입을 벌려 목청을 들여다 보아도 잘 참고
가슴과 등에 차가운 청진기를 갖다 댈 때도
처음 왔을 때처럼 놀라서 울지도 않는 것이 여간 신통하지 않다
의사선생님께서 귀속을 들여다 보시더니
“고막상태는 괜찮구요. 아기가 협조를 잘해주니 귀지도 빼내볼까요?”
어른 코딱지만큼이나 큰 귀지를 꺼내고 나니 속이 다 후련했다
‘잘 먹는다 잘 먹는다’ 했더니 달콤한 딸기향 나는 감기약도 맛으로 먹는지
입맛까지 다셔가며 야곰야곰 잘도 받아 먹는다
이렇게 순하고 착할 수가!
사랑하는 강민아 빨리 나아서 건강해져야지
세상에는 이 약보다 더 맛있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