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어떤 사람을 만났다.
어떤 사람? 잘 아는 사람?
만났다기보다는 보았다고 해야할까? 그래도 그는 나에게 느낌을 주었고, 나는 그에게서 느낌을 받았으니... 나는 그를 만났다.
그는 옷차림이 남루했다.
군데군데 헤어지고, 언제 빨았는지 모를만큼 때가 꼬질꼬질...
아마도 목욕도 한지 꽤 오래되었으리... 꼬질꼬질하고 얼룩덜룩한 피부색으로 보아서는...
그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노숙자...
하지만 오늘 만난 그는 뭔가가 달랐다.
고개를 똑바로 들었고, 앞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잰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누군가와 약속이 있거나, 혹은 목표하는 무언가가 있는 그 곳으로 가는 듯한 모습!
그는 휑하니 그 많은 사람이 북적대는 지하철역에서 내 앞을 그렇게 지나쳤다.
뭐가 이상한 거지?
노숙자를 만나는 것이 첨도 아니고, 서울역에서 지하철에서, 혹은 시내 한 복판에서 늘 만나는 그들이지만, 한번도 제대로 쳐다본적도 또한 기억에 남은 적도, 기억이 뭐야... 어떤 느낌을 받았던 적이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지, 그는 어딘가 달랐던 거다.
늘 풀린 눈에 그렇게 발길 둔 곳 없이 슬렁슬렁 다니는 그들이 아니라, 맘 둔곳으로 한 방향으로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구나.... 그런거구나. 그 역시 어제 내가 언제나 마추치던 그들과 같은 모습이었을지 모르나, 오늘 그의 잰걸음과 눈빛이 그토록 달리 보이게 만드는 구나...
그래서 오늘 아침 한 남자를 만났고, 그는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목표가 있는가?
그래서 나의 모습도 그와 같이 당당한가? 그러고 싶다.
요즘의 내가 변하고 있다.^^
누가 뭐라해도 내가 스스로 변하고 있다고 말하니, 정말 그러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전에 없던 버릇이 생겼다.
늘 이런저런 핑계에 외부환경에 탓을 돌리기도 하였으며, 아마두 앞으로도 그것이 멈추어지지는 않을것이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이 보이고 내가 목표하는 곳이 있고, 그것을 잊지는 않고 살고 싶다.
컴퓨터엔 왠 그리 폴더가 많은지... 새로운 계획을 새울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쌓이는 폴더는 책장속을 자리잡은 수많은 책속에 쌓여가는 먼지와 같다.
불처럼 일다 찬물한번 끼얹은 것처럼, 바람같은 일들이 지나가고 나면 그것들은 고스라니 망각속으로 쓸려들어가 버리고....
이제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
내가 하고 싶고 정말 목표하는 것은 아주 조금씩이라도 마음을 나눠주기로 했다.
일단 매진해야할 다른 일에 마음을 모두 내주고 접어두기 보다는 늘 마음 한구석에 그것만을 위한 자리를 두기로 했다.
공부하는 습관도 바꾸기로 했다.
이것하나 완벽하게 끝내고, 혹은 이 책하나 마무리 짓고, 다음.... 이것보다 조금씩조금씩 그러나 늘~ 계속~ 숨쉬는 것처럼.... 그렇게 가기로 했다.
오늘 이책이 궁금하면 이 책을 조금 보고, 내일도 모래도 하고 싶은 일에 내 맘을 조금씩 나눠주기로 했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것들이 급행은 아니어도 천천히 조금씩 내안으로 들어올터이니...
목표가 있으니, 마음도 행복하다.
지금 내 모습은 오늘 아침의 그와 같을까?
아마도 나 스스로 보는 나는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그런 모습이라 생각한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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