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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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만에 떠나는 가족여행인가?
몇 년? ㅎㅎ 제대로는 처음 아닌가? 머쓱~ ㅋㅋ
먹고 사는게 바빠서, 여행이 사치인 소시민이 아니던가...
여행은 사치인가?
아님 다소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마음의 양식을 위해, 행복을 위해 떠나야 할 꿈의 길이던가?
여름휴가도 없이 늘 바쁘던 아이아빠가 모처럼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귀한 겨울휴가를 하게 되었다며 꺼냈던 "제주여행" 이야기!
원래 제주여행은 주희의 소망에서 비롯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제주도를 꼭 가보고 싶다던 주희!
그래서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꼬박꼬박 채우며 비행기 타고 제주도를 가자고 했었다.
그 돼지저금통이 새끼를 낳고, 또 새끼를 낳아,
그 새끼친 돈으로 그녀의 어미가 야금야금 그녀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책을 사댄 지난 2년여 세월!
그녀는 아는지 모르는지...
마지막 돼지를 털었을 때 나온 11만원이 노자돈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던 그녀였다.
살림살이 걱정할 새 없는 철딱서니 없는 그녀의 어미와 그녀는
꿈에 그리던 "제주도 가족여행"이 신나기만 하였으니....
애니웨이, 우리의 겨울바다 여행은 그렇게 갑자기 시작되었다.
이번 여행은 여행도 즐거웠지만, 주희와의 재밌는 대화로 더욱 웃겼던 여행이었던 거 같다.^^
여미지 식물원을 구경하던 때였다.
그날따라 말도 잘 듣고, 착하기까지 한 주희!
에구 이뻐라... 고슴도치가 따로 없다.
엄마 : 주희야, 에구~ 엄마 이쁜이...
어디서 이렇게 이쁜 딸이 엄마한테 왔을까?
이쁘고, 착하고, 거기다 똑똑하기까지... ㅎㅎ
(원래 엄마들 눈에는 다 그렇게 보이는 거 맞죠?)
주희 : 흐흐..(웃음을 흘리다)
엄마 : 근데 말야, 주희야.
너 옛날에 하늘나라 있을 때, 아기들이 쭉~ 일렬로 줄 서 있었지?
세상에 태어나려구, 그치~?
근데 암만 생각해도 말이야. 엄마도 줄을 잘 선 거 같아.
주희같은 딸이 엄마한테 태어나다니, 그치?
주희 : 제가 골랐어요!
엄마 : (허걱!)
주희 : 위에서 보니까 엄마, 아빠네 집이 재미있어 보이잖아요. 그래서 골랐죠!
엄마 : @@
(네가 진정 개그를 아는 게로구나...)
저녁에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이었다.
엄마 : (남편에게)
아까 거기 오설록박물관 너무 좋았죠?
예정에도 없이 찾아간 곳이고, 시간이 남아 그냥 들렀던 곳인데, 사실 거기다 너무 좋았어.
게다가 입장료도 무료고.. ㅎㅎ "일석이조"다.
주희 : 일석이조가 뭐예요?
아빠 : 일석이조는 돌맹이 하나를 던져서 두 마리 새를 잡았다는 뜻의 한자성어인데,
한번에 2가지의 좋은 일이 생겼다는 뜻이지.
주희 : 음... 그럼 일석삼조는 뭐예요?
엄마 : 그건 돌 하나로 새를 세마리나 잡은거니까, 더 좋은 거지.
(남편을 향해) "금상첨화"야 그치? ㅋㅋㅋ
주희 : 그럼... 일석천조는요?
엄마 : (이러면 슬슬 스팀 돌기 시작하는데..)
돌을 하나 던졌을 뿐인데 새가 우수수 떨어지니 엄청 좋은 거지.
(남편에게 속삭이며) "이게웬떡"! ㅋㅋㅋ
주희 : 엄마 그럼 이석일조는요?
엄마 : 그건 돌을 2개나 던졌는데 새가 한 마리 밖에 안 떨어졌으니, 속상한 거지.
아빠 : ㅋㅋ "본전생각"! (내게 속삭이며 키득키득)
주희 : 엄마, 그럼 일석이조해서 작은새 2마리가 잡힌거랑,
이석일조해서 엄청 큰 새가 잡힌 건 어느쪽이 좋아요?
엄마, 아빠 : ^^; 글쎄...
엄마 : 하나 던져서 새를 못 잡았는데도 실망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열심히 던져서 큰~ 새가 잡혔으니 어쩌면 더 좋을 거일지도 모르겠다.
그치, 주희야?
(남편에게) 이런 거 뭐라 그래? 생각이 날 듯, 말 듯... "대기만성"?
남편 : (속삭이며) ㅋㅋ "인생역전"! "로또당첨"!
주희 : 엄마, "만리장성"?
헉! 넌 진정한 엄마딸이 맞는 게로구나...@@
그래서 우리의 우리의 제주여행은 시종일관 즐거움으로 마무리되었다. ㅎㅎ
마지막 날 제주도에 부는 눈보라!
눈보라 치는 바다....
아.. 그립다.
집으로 돌아오는 공항버스 안!
핸드폰 로밍에 관한 할인광고지를 열심히 보던 주희!
주희 : 엄마, 이제 우리 다음 어디갈까?
여기 봐여.. 일본 30%, 미국 60% 어, 미국이 더 싸다....
어.. 필리핀? 엄마 필리핀도 있어.
작년에 주희랑 둘만의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꿈만 꾸며 기웃기웃하던 걸 기억하고 있는 거다.
여행이란 걸 제대로 한 번 경험하더니 아주 신났다.
주희 : 엄마, 호주가 떠 싼데? 할인을 더 많이 한대요. 싸다...
엄마, 여행갈려면 영어를 더 열심히 해야 되죠?
아무렴... 그 할인이 그 할인이 아닐지라도...
가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꿈은 어디 못 꾸랴...
꿈이라두 많이 꾸려무나...^^;
즐거운 제주 가족여행이 그렇게 끝이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