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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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랫만에 제 다이어리 앞에 앉았습니다.
쑥쑥이야 거의 매일 들러 잠깐이라도 둘러보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 시간과 마음의 여유와 여건이 허락되길 기다리다 하루 하루 다 지나갔네요.
오랫만에 아이를 일찍 재워놓고 초저녁에 잠도 충분히 자두고 생생한 기분으로 이 밤에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제가 이중언어에 대해 소개하고자 했던 그 책 이외 몇몇 책들이 회사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유아 이중언어와 아동 이중언어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었어요.)
혹 회사서 짜투리 시간이라도 나면 정리를 좀 해두겠다고 들고 가서는 지금껏 깜깜무소식.
쇠뿔도 단김에 빼야한다고 그냥 포기하긴 섭섭해서 이제 두돌된 브라이언의 영어 성장 일기에 대해 써볼까 해요.
(영어 성장 일기는 기존의 다이어리 저자인 미샤님의 지온이의 영어 성장 일기에서 따온 것입니다. 다이어리를 통해 지온이의 영어 성장 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고,또 지온이보다 어린 아이를 둔 엄마로서 참 도움이 되었는데 지온이의 영어 성장 일기가 그립네요.
제가 미샤님이 활동(?)을 잠시 중단한 틈을 타 이 말을 한번 도용해볼려구요....이럴때 쓰는 한자성어가 있죠 ?그게 뭐더라 ?? )
브라이언이 두돌이 되었습니다.
밥을 엄청 잘먹고 아빠 체격을 닮았는지 키도 크고 튼실합니다.
태어날때 부터 얼굴에 젖살이 거의 없는 편이라 주변에서는 보통 원래 나이보다 최하 1-2살은 더 많게 보시구요.
아기에서 갑자기 어린이로 자란 아이를 보며 가끔씩은 '좀 천천히 커라' 속삭일 때도 있답니다.
또 또래보다 말을 잘해 또래 아이들 둔 동네 아줌마들한테 인기예요. 아이들이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말을 배우거나 말을 해야겠다는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아이들을 브라이언와 어울려 놀 시간을 많이 만들어 줄려고 하시죠.
브라이언의 한국말 구사 실력(?)은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참 빠른편인 것 같아요.발음또한 정확하고 자기 의사 표현을 말로 많이 하구요.
그 조그만 머리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제 많은 새로운 말들은 뱉아내고 있죠.
얼마전에 한 가장 긴말....
호랑이가 있는 삼각팬티에 티셔츠 하나 입고 둘이서 블록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브라이언이 내뱉은 말.
"엄마,팬티 안 입으면 벌러지(벌레)가 꼬추를 꽉 물르지 ?? "
아마 낮에 브라이언이랑 같이 있는 탁아모 할머니가 해준 말인가 본데 내용을 떠나 조건문과 부정문 그리고 관련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여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럼 영어는 ?
.........................외관상 보이는 진전이 거의 없습니다.
왠만한 기본적인 의사 표현은 한국어로 다 소통이 되고,사회성이 더 발달하여 자기 주변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한국어의 중요성을 인식한 듯,저의 자극(?)이 없다면 영어는 거의 무에 가까울 정도죠.
영어 비디오나 오디오를 통해 아이가 영어의 어떤 의미를 깨우치고 말로 옮긴 적은 지금껏 한번도 없습니다.
비디오의 줄거리와 상황을 이해하기엔 어린 나이기도 하지만,반면 비디오를 보고 영어를 익혀 상황에 따라 잘 사용하는 또래 아이도 있다는 걸 보면 아이들마다 다 다르겠죠.
브라이언의 경우는 비디오는 역동적인 화면을,오디오의 경우 그저 리듬을 즐길 뿐입니다.
미비하지만 말로 표현하는 몇 안되는 단어와 짧은 문장은 - 문장이라고 해도 hi,hello,good morning,good night,good by,
go away,stop,okay,happy birth 정도입니다 - 일상에서 제가 해주는 말들 그리고 책을 통해 접한 말들이죠. 책이란 것도 그 자체로 만으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상황에서 활용을 해서 아이의 기억에 어떤 이유로던 각인이 된 경우 어렵게 입밖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냥 제가 생각하기엔 아이가 언어 습득하고 표현하는 구조가 깔대기 모양의 비율과 같아 깔대기의 상단부의 넓이가 얼마나 넓으냐 - 즉 다양한 언어 자극이 얼마나 많고 지속적이냐에 따라 깔대기의 하단부- 즉 말로 표현되는 것이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깔대기가 무조건 크고 넓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이어야 겠죠.
또 한국어의 기반 튼튼해야 영어의 기반도 튼튼할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브라이언의 경우 영어로 말하는 것에는 진전이 없지만 제가 영어로 해주는 말들 또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폭이 확실히 넓어졌습니다.
일상에서 해주는 말들이 일반적이라 해도 똑같은 문형에 이런 저런 새로운 단어들을 대입할 경우 한국어로 정확히 알고 있는 사물,현상의 경우, 영어로의 이해 또는 이관이 확실히 빠릅니다.
이제 24개월.
아직은 더 열심히 듣고 느낄 때인가 봅니다.
아이가 세돌이 되었을때는 아이의 영어 성장 일기가 어떻게 채워질지 몰라도....혹 지금과 같다고 해도 감사해할 것 같습니다.
저희 일상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네요.
저는 아이와 함께 할수 있는 많지 않은 시간을 영어로 말하고 아이는 여전히 한국어로 열심히 말합니다.
남들이 이 상황을 보면 참 웃기겠지만 이 단계가 지나야 영어로 말하는 엄마.영어로 말하는 아이가 가능하지 않을지 생각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