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흑백이 더 아름다울 수 있구나.. 2004-02-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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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이 넘치는 세대에 색깔의 향연도 요란스럽기 마련인데 
요즘 우연찮게 접하는 이 고루한 흑백의 물결이 
내게는 참으로 새롭고 기이하여 급기야 아름답다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림책은 당연히 색이 입혀진 것에 손이 갔고
그 화려하고 예쁜 작가들의 세계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햐..요즘 애들 진짜 좋겠다...행복하겠다...하면서
무지하게 늙은 양 폼잡고 아이들보다 먼저 코를 박곤 했다

그런 나의 편협하고 무식한 시각은 
하나 둘 만나게 된 흑백그림책을 통해
완전히 무너지고야 말았으니 
정말 흑백이 더 아름다울 수 있구나..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 아름다움이란 비단 그림에만 한정적이지 않고 
글과 함께였을 때 더욱 실감이 나는 걸 보면
흑백이란 말은 단순한 색으로의 느낌 이상임에 틀림없다

흑백이라 더욱 안정적이고 마음이 편안하고 
때로는 또렷하고 선명한 목소리까지 들려주는
흑백그림책의 매력에 요즘 휩싸이고 있다....

지금까지 만난 흑백그림책이 많지 않으나 그래서 더욱
앞으로 열심을 내어 찾아보리라 마음 먹게 한 몇 권의 그림책을 소개한다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만약 이상금님의 <어린이와 그림책>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한참이나 나중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접하지나 않았을까 생각되었을 정도로
참으로 멋진 책이다..
조그만 시골역의 기관차 치치는 늘 반복적인 일상에 심드렁해져서는
멋진 삶으로의 모험을 감행한다
사람들에게 멋지다고 인정받고자 한 일탈은 오히려 사람들의 불만을 가져오고
더구나 치치 자신으로서도 위험에 처하는 상황에 이른다..

<작은집 이야기>처럼 글과 그림이 하나가 된 느낌이 강한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치치의 감정을 함께 하게 하는 묘한 힘이 내재되어 있다
치치가 칙칙치익~~폭폭~~하고 달릴 때 나 또한 그렇게 마음으로 달리고 있음을 발견했다
하물며 그것을 듣고 있는 아이의 귀는 얼마나 신나고 즐거우랴~~
"치치야...천천히 가..위험해..이런이런..."
여하튼 즐거운 책이다


<아기오리들한테 길을 비켜 주세요>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왜 그렇게 뿌듯했을까...
일단 아이들(유아)책치고 꽤 큰 사이즈와 두께가 원초적으로 배부르게 했고
대충 넘겨보니 많지 않은 글씨가 더욱 좋았고...
결정적으로 요즘 한창 흑백그림책의 묘미를 알아가는 중이라 
둔탁한 흑백의 그림이 나를 확 끌어잡았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내용까지도 음...금상첨화라는 게 이런 걸까...

먼저 이 책은 오리부부와 그 가족의 이름을 드러내면서 
한층 친근하고 재미있게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인도하고 있다
아 물론 대개의 아이들 그림책에 동물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예사이나
처음부터 말라드부부라고 소개되어 나오는 부분에서 나는 웃음을 머금었고
그들의 금지옥엽같은 아기오리들-잭,캑,랙,맥,낵,왝,팩,쾍이 등장할 때는
박장대소를 아니할 수 없었으니 이건 번역가에 대한 감사다...
말라드부부에 의해 보스턴 시을 거론하고 
주 의회 의사당과 루이스버그 광장의 이름이 나올 때는
그게 인간의 세계가 아니라 그들의 세계인 듯 싶어 괜히 머쓱해지기도 했으니
정말 능청스럽고 자연스런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이 책에 대한 실례인 줄 알지만^^) 장면은
쌩하니 달리는 자전거에 경악하는 말라드부부의 모습과
아기오리들의 도로횡단을 위해 말라드 부인의 살신성인?에 가까운 몸부림과
마이클 아저씨의 교통수신호에 보무도 당당히 길을 건너는 그들 오리가족의 귀여운 모습..
무엇보다 이런 모습을 따스한 눈길로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 이 책을..
나는 도서관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반드시 소장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멋진 책~~!!!!!!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책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감동이 있는 책, 그림이 아름다운 책, 적절한 지식전달에 도움이 되는 책,
교훈이 있는 책, 그리고 재미있는 책~~!!
바로 이 책이 마지막에 언급한 바로 그 재미있는 책이라고 큰소리로 말하고 싶다
물론 이 책은 그림도 멋지다
교훈적인 내용도 있다
투우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있으니 지식에도 도움이 되겠지...
아참...감동도 충분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재미가 승한 책이라 나는 좋다
우락부락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소, 페르디난드는 꽃을 좋아하는 다소 엉뚱한 소다
향기로운 꽃내음 맡기를 좋아하여 조용히 지내는 걸 좋아하지만
정서적인 문제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이 그러하듯이 
그저 코르크나무 아래서 꽃내음만을 맡으면서 지내기 원하는 페르디난드의 삶도 
전기를 맞이하게 되니 그 놈이 뒝벌....이 왜 거기 있는가 말이다..
소의 삶도 그런가 보다..
결코 원치도 예측하지도 못하지만 자신을 연호하는 무리에 놓이게 되면
그 생경한 느낌이 어떨까...
우리네 사람은 그것이 불인지 물인지 분간을 못하여 머리를 들이미는 상황도 충분하나
우리의 멋진 소,페르디난드는 아...결코 중심을 잃지는 않았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은창이를 생각했다
은창이를 보는 사람마다 '녀석,,알차게 생겼네...사내답네...'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드러난 면에서 알차지도 사내답지도 않은 
까맣고 큰 머리에 어울리지 않는 눈물왕자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꽃을 좋아하는 마음(여리고 감성적인 마음)이 결코
수정되거나 없어져야 할 무엇이 아니고
가꾸고 발전시킬 귀한 것임을 알았으니
재미있는 책이 아니고 교훈적이 책인 것일까?

혹시 이 책을 보게 되는 이들이여..
그 코르크나무에 주목해 보시기를.....


<코를 킁킁>


모두 겨울잠을 잔다..
곰들,다람쥐들,모르모트들,,,,,심지어 달팽이들까지..
그러다가 모두들 잠이 깨어 코를 킁킁..왤까?
그리고 잠이 달린 눈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모두들 달린다..어딘가를 향해 코를 킁킁하면서...
책을 읽는 나도 함께 코를 킁킁하면서 달린다
도대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겨울의 단잠을 깨우는 것, 시린 눈밭을 헤치게 하는 것,
이제 눈가에 달렸던 잠마저 떨구고 바라본 그 것...와...그럴만 했다~~!!

이 책은 아주 단순한 책이다
글자수가 적다고 해서 보다 어린 연령에게 반드시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그래서 좀더 철학적인 책들이 많음을 볼 때
네 살 은송이를 위한 책을 고르는 것은 어쩌면 일곱 살 은창이를 위한 책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되기 쉽다...
더구나 생활동화류의 바른생활책이 아닌 작품성을 염두에 두면 아..어려워진다..
근데 이 책 <코를 킁킁>이야말로 은송이에게 딱인 훌륭한 그림책이다
소란스럽지 않은 그림과 한창 동물에 관심이 많은 때에 등장하는 동물이 그렇고
반복되는 문장구조가 신나고 무언가로 향하는 내용구조가 눈을 크게 뜨도록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은송이가 껌뻑 넘어가는 그것이 유일하게 컬러화되어 나오니
은송이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우리끼리 가자>


내가 좋아하는 보리의 책들 중 하나다
이책은 계절 시리즈 중 겨울편에 해당한다
흑백그림은 아마도 그것에 연유한 듯 싶다
겨울이 되어 아기동물들이 산양할아버지에게 옛이야기를 듣고자 길을 떠나는데
중간중간 삼천포로 빠지는 동물들이 귀엽다..
흑백이 전하는 세밀화의 묘미가 그대로 살아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모두들 잘 알고 좋아하는 <곰사냥을 떠나자>을 다시 본다


이 책은 완전한 흑백그림책은 아니지만 흑백의 아름다움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흑백그림책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얼마전에 이지유님의 <그림책 사냥을 떠나자>를 읽으면서 
새로이 알게된 것은이 책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흑백이었다가 
그 문제가 해결되면 컬러로 바뀐다는 것이다...
정말 그랬다...와..같은 책을 보아도 이렇게 발견되어지는 것이 다를 수 있구나..
또한 그림책에 있어서 글자의 배치가 주로 왼쪽에 있게 되는데
그것은 우리의 시선이 대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지는 원리?에 의함이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보다 그림에 집중할 수 있음이 더 중요한 이유일 수 있다


그림책을 만나면 아이만 즐거워지는 게 아니다
때로는 엄마가 더 즐겁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안다면
먼저 읽고자 박박 우기면서 읽어주기를 미루는 
엄마의 아이같은 행동을 이해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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