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운동 그 이후...2004/05/18,화 2004-05-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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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다니는 유익이 어디 한두가지랴...
참된 독서의 길잡이가 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고
다독이 자연스럽게 안겨주는 새롭고 낯선, 그러나 멋진 책을 만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
작년 사월부터 익숙해진 도서관 나들이의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낑낑대며 다닌 애씀으로 아이들은 도서관 나들이에 익숙해져서
도서관 안에서의 몸가짐을 이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
다니는 도서관 어린이실의 책상과 의자가 얼마전에 새로이 바뀌어서
아이들은 그 빨갛고 노란 의자에 앉는 걸 더 좋아하게 되었다
대출일이 10일에서 2주일로 늘어났다
새책을 위한 특별서가도 마련되었다^^
어린이실에는 오전시간에 소리내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안내문을 마련했다
사서님과도 친해져 갑자기 내린 비에 우산을 건네며 셋이 갈 길을 걱정해 준다..
도서관 옆에 있는 장애인복지회관의 2,500원짜리 점심식사는 은송이와 둘이 먹기에 안성마춤이다

은창이가 7살이라 내년에 학교에 가지만 학교에 대한 고민보다 
이사가게 될 곳이 도서관과 가까워야 할 것을 더 고민한다
그만큼 도서관은 우리집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최근에 은창이의 독립심 강화훈련의 하나로 일주일에 한두번 유치원 버스에서 내려 오도록 하고 있다
다행히 찻길을 건너지는 않지만 차가 다니는 도로를 옆으로 끼고
십오분쯤 걷게 되는 길이 쉽지만은 않은데 녀석은 잘도 온다
어느 날은 도서관에서 만날 시간에 못댈 것 같아 
혼자 가서 어린이실에서 책을 읽고 있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별 고민도 없이 알았다고 했다
다행히? 그날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그 약속(프로그램?)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나는 은창이가 잘 하리라 믿는다^^

지난 도서관운동 이후 도서관 직원과의 관계가 다소 불편했던 때도 있었다
대출실 및 어린이실 담당자들과의 의사소통이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책 구입과 서가비치에 관련된 사항에서 어려움이었다

나는 2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A4용지 두장에 해당하는 비치희망도석목록을 제출한 적이 있다
이렇게 했던 이유는 도서관측에서 권했던 방법이었다
그 중 하나는 이미 마무리가 되어 서가에 꽂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영어단행본은 누락되어 있었다
이것은 도서관과 입찰서점의 입장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내가 어찌해달라 말하기가 힘든 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두번째 것은 그들의 실수로 잃어버렸고
나는 이것에 마음이 좀 상했다
몇번이나 확인해 보았지만 내내 신청중이라고만 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로이 알게된 것은 인터넷으로 도서신청하는 것이 
너무 복잡하고 소모적인데 그렇게라도 해서 도서를 신청하면 오류메세지로 지워지기 일쑤였다

사실 말이 좋아 도서관운동이지 싫은 말하는 것이 무어 그리 좋을 것이며
더구나 일주일에 서너번씩 가는 곳에 쓴소리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한편으로 내 바람이 지나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의 도서구입은 일상적인 일이고 
이 일이 순조롭고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조금만 노력해서 편해지고 즐거워진다면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고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건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직급이 높은 사서에게 서운하다, 왜 그렇게 하냐는 식의 말을 듣고 불쾌했다
이유인즉 서로 <대화>로 풀 수 있는 것을 인터넷에 올려서 번거롭게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 역시 할말은 있었다
내가 처음부터 인터넷을 통한 민원을 넣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서너차례 신청도서에 대해 물어보았지만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고
아니 답은 고사하고 내내 신청중이라고 듣다가 결국 잃어버렸다고 했다
사람일이라는 게 그럴 수도 있을 터인데 진작에 말했더라면 
아쉽고 고마운 내 입장에서 몇번이고 다시 목록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 인터넷으로 하는  도서신청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그들 조차 알지 못하고 있던 사항이었다 ㅠㅠ
한가지..그들이 말하는 <대화>란 것이 정리실을 통하는 것이었는데
이 정리실이란 신청도서 등이 들고 나는 특수한 공간으로
일반인은 좀처럼 알 수 없는 곳이다
나는 전에 이 곳에서 면담을 하였기에 알고는 있었지만
그런 도서신청이라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을 
보통의 방법-인터넷,도서신청대장 등에 신청하는 것-으로 하지 않고
무슨 특권인양 그 곳을 드나드는 것이 내심 꺼림직했다
그리고 이용하라고 있는 건의사항에 올린 내용을 갖고 
서운하네, 알만한 사람이 왜 그러냐는 식의 말이 참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결국 내게 도움이 되고 기쁨이 되는 곳임을 떠올렸고
그래도 애쓰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며
나도 고개를 숙이고 그들도 이해를 구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이후...
도서관은 홈페이지관리회사에 문의해서 세가지 정도의 사항만 입력하면 도서신청이 가능하게 했으며
내 잃어버린 희망도서목록도 메일도 넣어주었더니 다시 신청작업을 하였다
그리고 오늘 도서관 측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 여러방도로 알아보고 한 끝에 영어단행본을 구입키로 결정했으나
다소의 시간이 걸리게 될 듯 하니 양해를 구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감사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기껏 내가 말한다고 해서 무엇이 바뀌겠어..
아유...귀찮아..대강 살자...
싸우지 마..왜 힘쓸 곳이 그렇게 없어?
다른 사람이 하겠지...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내가 무슨 넘치는 힘과 정의감 내지는 시민의식이 있어 그렇게 된 것도 아니다
불씨는 아주 작았고 나 역시 내내 불안하고 초조하고 불신했다
하지만 변화는 천천히 조금씩 이루어졌다..
나중에 눈을 크게 뜨고 보니 많이 변한 모습에 기분이 뿌듯하고 감사한다.
이 마음이 없으면 나는 그저 징징거리는 어린아이의 투정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즈음에 사소한 불화가 있었고 나 역시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 입장임을 알게 되었으니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말씀이 꼭 맞다^^
지금 보기에 힘들고 안타까운 것들은 어떻게 보고 어떻게 애쓰냐에 따라
또 상대를 이해하는 열린 마음이 함께 간다면 분명 나아질 것이다
(사실 지나고 보니 어쩌면 나보다 도서관 관계자들이 훨씬 힘들고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가 온다..
아이들과 오늘도 도서관에 다녀왔다
내가 대출실에 다녀온 사이 오누이가 빨간 쿠션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예쁘고 좋다...
나도 그 옆에 앉아 이오덕님의 <어린이책>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밖에는 비가 오지만 내 안에는 햇살이 가득했다
어린이실 사서에게 빌려준 우산과 함께 따뜻한 커피라도 건네야겠다...

♬그동안 도서관을 통한 책목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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