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독서록 시작하다..2004/12/15 2005-01-2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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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1학년이 되는 저희 아이는 작년초(6살)부터 소위 말하는 독서록이라는 것을 썼습니다.
그동안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근 1년을 유지하던 기존 독서록의 형식과 내용을 대폭 수정해서
이번 주부터 네번째 독서록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독서록...그 무지막지했던 독서록이여~~^^;
한창 다독의 시기였던 그 때...또 이제 글씨를 좀 쓰기 시작한 그 때...
굵게 줄쳐진 공책에 그날 읽었던 책 리스트를 주욱 썼더랬지요..
열권 정도에 영어책 제목까지...아유,,,참..
아이도 별 불평없이 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요^^;
그러나 무엇이든지 차면 넘치고,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도가 지나치면 안된다고...
아이가 폭발하기 전에 이미 제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중단해버렸습니다..
한 두달 정도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제서야 아이가 휴우~~하고 안도의 숨을 쉬던 것을 기억합니다..
(제 아이가 이랬습니다...ㅋㅋ)
참 그 때 그렇게 진행했던 이유는..그저 읽은 책 제목 쓰는 일로 쓰기 연습?을 의도했던 것입니다.
아주아주 단순무식한 처사였지요..ㅋㅋ
 
 
두번째 독서록..아니한만 못한 도서기록이여~~
처음의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저는 이번에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도서기록을 하도록 했지요..
읽었던 책 중에 한두권의 제목만을 쓰도록 한 것인데...음..말 그대로 아니한만 못한 독서록,
아니 도서기록이 되었던 겁니다.
그저 생각없이 의무적인 기록 이상이지 못함을 감지하고 아이의 동의를 구해 그만두었습니다.
보름도 채 진행하지 않았네요...
 
그런 시행착오 끝에 화려하게 등장한 세번째 독서록,,,,꽤 오래 괜찮았지요^^
며칠 전까지 진행한 이 독서록은 그 기간이 거의 일년이 넘었으니까요...
매일 책은 원하는 대로 읽고 그 중 한 권의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도록 한 것입니다.
때로는 그림으로, 때로는 줄글로, 때로는 엄마한테 이야기하는 것으로...
아이도 좋아했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 저는 만족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좋았던 점은 아이가 그림책에 대한 기초적인 안목이 생긴 것인데..
같은 유형의 그림을 통해 작가를 곧잘 발견하고 그와 관련된 코멘트도 종종 한다는 것이었지요.
저희 아이는 특히 윌리엄 스타이그의 책에 민감한 편이었는데
그의 그림과 내요을 좋아해서 나중에는 그의 책에 집중하는 현상도 보이더군요..
그래서 책이 별로 없는 저희 집에 윌리엄 스타이그 책은
그 중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지요..^^
 
그렇게 일년여를 진행하던 독서록에 일대전환을 시도한 것은
순전히 매너리즘과 때를 같이 해서 찾아온 경쟁자들때문이었습니다..
 
아이는 두어달전부터 제가 지도하는 독서모임을 하는데
그 모임의 매주 과제가 1편 이상의 독서록이랍니다.
책 많이 읽은 초1 누나 ,
독서력과 그에 따른 활동이 눈부신 여자친구와
저와 비슷하지만 그림만은 저를 훨씬 능가하는 남자친구에 둘러싸인 우리 아들...
비로소 같은 분야?에서의 경쟁자들을 만났고 그 만남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지요...
어느 날 제가 참고자료로 가져온 여자친구의 독서록을 우연히 보게 된 녀석...
"엄마..얘는 어떻게 이렇게 잘해..."
 
그런데 문제는 일년여를 진행해온 독서록의 틀을 녀석이 좀 지루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보다 훨씬 못한 글씨와 그림.,..그보다는 독서록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점을
안그래도 예의주시하던 제 입장에서는 어떤 전환의 계기가 필요했지요...
이대로 두었다간 아이가 의기소침해서 벌러덩 누워버리기 십상겠더라구요.....ㅋㅋ
 
그래서 며칠 궁리 끝에 새로운 버전의 [독서메모]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십분 되살린 이 독서메모의 장점은
최소한의 기록과 깊이있는 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 것인데...
아직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시작한 것이니까요...
다만 아이의 반응이 좀 괜찮구나 싶기는 합니다...
 
독서메모는... 날짜/책제목/지은이/등장인물이라는 틀을 5개 넣은 A4 양식입니다.-->최소한의 기록
그리고 그 맨 밑에는 미션이라는 항목을 추가했습니다.-->깊이있는 내용
 
아이는 자기가 읽은 책을 아무런 제한없이 쓸 수 있는데
다섯권의 책에 대한 기록이 끝나면 미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미션은 읽는 책의 내용과 아이의 상황에 따라 엄마가 적절하게 제시하게 되는 것이지요.
엄마가 제시한 미션을 수행하면 그 완성도?에 따라 미리 협의한 사항을 이행하게 됩니다.
그것은 최대 스티커 5정도일 가능성이 큰데 스티커를 30장 모으면 용돈 2천원이거든요..
아직 기간에 대한 제약은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를 생각하지만 열흘이나 보름에 한번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시는 뭔가 재조정이 필요하겠지요^^
(아이는 일주일에 한번 독서모임을 위한 독서록을 쓰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내용들-그날 할일을 다하면 스티커 1장,
엄마를 도와주면, 예를 들어 신발을 정리한다든가, 쓰레기를 갖다버린다든가 하는,,스티커 1장...
이렇게 해서 스티커를 20장 정도 다 붙이면 용돈을 주었건만
아직 돈의 경제적인 사용처를 모르는 이 녀석..
일전에 모았던 사천여원의 거금을 냅다 아비에게 투자하여
교촌치킨을 먹는 일에 써버렸답니다..ㅋㅋ
그래도 마냥 좋아하는 속없는 녀석...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은창아..너 용돈 모아서 네가 좋아하는 것 살 수 있는 거야..딱지라든가...."
이 말이 떨어지는 순간 반짝거렸던 녀석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네요...
아 그렇게 쓸 수 있는구나 하는 감격의 눈빛...
 
아이는 새로운 형식의 독서록 활동을 통해 숨통도 트이고 기분도 전환하고 있음을 봅니다^^
그리고 따로 독서모임을 위한 독서록은 일주일에 한번 목요일에 쓰기로 했구요...
안써도 된다고 해도 그 넘의 스티커가 뭔지...곧 죽어도 써야된답니다...
다른 아이들도 경쟁에 불이 붙어 거의 작품 수준의 독서록을 가져옵니다.
엄마들이 모두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말이지요..ㅋㅋ
다만 교사인 제 입장에서는 독서록의 수준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해온 것만을 참고하여 평가합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기록이라는 측면...
방법에 무리가 없다면 아이들도 나중에 굉장히 흐뭇해합니다.
자기가 그렇게 많은 책을 읽었던가 하는 뿌듯함이지요^^
어느 필자분은 저금통에서 유래한 저서통을 마련했다고도 하셨는데
이 방법도 좋구요..
잘 아시는 책나무 가꾸기도 좋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이런저런 활동적인 면에서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는 어머니들은...
그저 독서록 하나만이라도 관리?를 잘 하셔도 좋겠지요? ㅋㅋ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독서와 그 감상을 표현하는 능동적인 태도를 위해서
아니 그렇게 이르도록 관련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방법과 내용에 있어 균형과 조화를 말하는 것은 너무 상투적일까요?..
 
마지막으로...시행착오를 두려워마시고 일단 아이에게 맞겠다 싶은 방법을 시도해보세요^^
저 역시 여러번의 시행착오가 있었고 그것은 그대로 좋은 거름이 되어
나름의 성장을 가져왔다고 믿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해보고 내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도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만이 누리는 값진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이제 그동안 나름대로 계획하고 공을 들였던 일기쓰기를 이번 방학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그 최종적인 방법을 아직 고려중이구요...
 
쓰고 보니 또 쓸데없는 얘기가 길지 않았나 싶습니다^^;
 
 
꼬랑지...
아이가 미션이라는 말을 잘? 알아 의도한 바를 전달하기에 괜찮아서 이리 정하긴 했지만
좋은 우리말이 없을까요?
내내 찜찜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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