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창이 행방불명되다...2005/04/18 2005-04-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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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에 수업을 못한 아이가 있어
다음날에 개인수업을 하게 되었다..
 
우리 수업에 나중에 들어오게 되어
그렇지 않아도 개인수업을 한 번 했으면 했다.
 
원래 은창이는 화/목요일에만 혼자 도서관엘 간다.
도서관 어린이실에서 한두시간을 보낸다.
남편이 쉬는 날에도 이왕이면 도서관에서 만날 것을 부탁한다.
 
작년 여름부터 곧잘 혼자 다니도록 도왔고
일하는 엄마를 둔 죄를 탓하며 혼자 해야할 일을 과감하게 진행시켰다.
(정말 마음은 내 영원한 똥강아지...인 것을...누구보다 내가 안다...)
 
3시에 함께 집을 나서면서 은창이는 도서관으로, 나는 수업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5시가 조금 넘어 도서관 어린이실에 갔는데
은창이가 없었다.
 
그래서 집에 갔다보다 했는데 집에 와보니  없다...
 
옷을 갈아입고 다시 한번 도서관엘 갔다.
혹시 서가에 있는 것을 못봤나 싶었다.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기에...
 
어린이실 사서님께 물어보니 아예 그날은 오질 않았단다....
지하 매점엘 갔다.
 
"아..그 까만 1학년 남자 아이요?
어제는 왔었는데 오늘은 안왔어요..."
 
다시 대출실과 근처를 뒤져보았지만 없다..
 
동네에 와서 놀이터를 뒤지며 아는 아이들에게도 물어보았지만
모두들 그날은 은창이를 못보았단다...
 
나는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와 찬찬히 생각했다.
어디에 연락을 해야하나...
 
동네에 아는 친구들 전화 번호를 수소문해서 알아보았다.
역시 마찬가지 대답이었다.
 
일단 유치원에 있는 은송이를 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남편과 동생들에게 전화를 했다.
수업 갈 때 여동생이 전화로 잠깐 들른다고 해서
도서관으로 가면 은창이 있다는 말을 한 기억이 있어
혹시 은창이 데려가지 않았냐고 했더니 아니란다...
몇번을 장난치지 말라고 했더니 동생마저 안절부절한다...
 
남편이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어떻게 걱정이 되지 않을까...
다시 집을 나섰다.
그 사이 남동생이 왔다.
 
몇번을 헤맨 동네를 다시 돌 때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하나님...우리 은창이 별일 없겠지요?
하나님...우리 은창이 빨리 찾게 도와주세요...
우리 은창이 찾으면 정말 하나님 뜻에 순종하며 살게요...
우리 은창이만 찾으면....."
 
그 때 남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누나...들어와...은창이 왔어..."
 
더 빨리 뛸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은창이가 엉엉 울고 있었다.
남동생이 잔뜩 겁을 준 모양이다...
 
"엄마...잘못했어요...."
 
"아니야..아니야...괜찮아...너만 무사하면 돼..."
 
우리 둘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너무 울어서 골이 아팠다...
 
은창이를 찾아헤매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렇게 아이를 막 굴리더니?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온 건가....
 
도서관도 좋고 책도 좋지만 일학년 혼자 도서관엘 보내다니...
 
남들한테 아이는 강하게, 크게 키우라고 입찬 소리하더니 다 쓸데없는 짓인가...
 
그러나...그 아득한 순간에도 내 생각이 잘못되지는 않았는데 왜 이런 일이 있을까...
하고 마음이 아팠다...
 
은창이는 도서관에 가는 길에 제 반 친구를 만났고
발걸음을 돌려 그 친구네로 향했던 것이다.
(그 친구아이는 내가 모르는 아이여서 수소문해 볼 생각도 못했다)
 
신나게 놀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지만
나름대로 생각하기는 '씩씩하고 용감하게 말하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는데
삼촌이 엄마한테 혼날 거라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그 많은 용기가 사라졌단다...
(평소 눈물바람이 심한 녀석한테 제일 강조한 부분이 씩씩하고 똑똑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남동생이 가고 분위기가 좀 진정되었을 때 나는 말했다.
 
"은창아, 너 오늘 무얼 잘못했는지 아니?"
 
"네...엄마한테 허락받지 않고 친구네 놀러간거요..."
 
"그래...엄마는 너무 놀랬어.
은창이가 어디 있는 줄 모르니까
잘못되지나 않았을까 싶어서 심장이 멎는 것 같았어...
도서관에 못갔으면 집에 메모를 남기던가,
엄마한테 전화를 하던가 했어야지..
엄마가 걱정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신나게 놀기만 하고...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마..."
 
그리고 그 잘못에 대해 종아리 열대를 맞았다.
몇 대 맞을 잘못이냐고 물었더니
겁 많은 녀석..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망설이다가 열대라고 했다.
평소에는 제 입으로 세 대 이상을 말하지 않는 녀석이...
 
아직도 그 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 고민이 좀 되었다.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일 것 같다...
 
좀더 신경써 챙겨주고
좀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좀더 많은 기도를 하겠지만
역시 은창이 혼자 해야할 일은 여전할 것이다.
 
덕분에 이번 주일 예배는 그동안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는 회개의 시간이 되었고
내 삶의 중심에 대해 멈춰서서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토요일 도서관에 가서
어린이실 사서님께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집에 가서도 걱정이 되어 그렇지 않아도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다고 한다.
 
 
은창아...
 
이번 일로 해서 너를 많이 놀랬지만
 
너를 마냥 끌어안고 살 수 없음도 분명하단다...
 
은창이가 좀더 지혜롭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란단다.
 
엄마는 좀더 기도하고 좀더 너를 사랑하는 일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야.....이 놈아~~!!!
 
다시 한번 하늘로 쏟았다간 열대가 아니라 백대 맞을 줄 알아....엉~~!!
 
 
반성문을 쓰라고 했더니....
 
<<반성문>>
 
낮에 친구네 집에 갔다.
엄마한테 허락도 않받고 갔다.
내가 왔을 때 삼촌이 있었다.
삼촌이 "너 엄마한태 뒤지개 맞어." 그랬다.
무서웠다.
(나 자신한테) 경고했다.
엄마한태 허락없이 가면 혼난다...
(엄마한테 맞아서) 대따 아팠다.
엄마가 울었다.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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