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친구들 이야기]6월 환경수업을 마치며...060629 2006-06-2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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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애국보훈의 달이었고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5월에 다음달 수업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고민했지요. 결국 제가 선택한 주제는 환경이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기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일보다 그것이 더 중요해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제몸이 느끼는 문제의 심각성때문이었지 싶습니다.

 

주제를 결정했으니 책을 골라야지요. 먼저 인터넷 서점을 통해 환경관련책들을 쭉 뽑아 도서관에서 어떤 책인지, 수업할 아이들에게 적합한지 확인을 했습니다. 책선정에 가장 어려움을 겪은 학년은 5학년이었습니다. 함께 읽을 책이 많았는데 그 중에 단 2권만을 고른다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두고 끙끙 앓다가 고른 책은 바로 미나마타의 붉은 바다 환경이 욱신욱신이었습니다.

 

두 권의 책 중 환경이 욱신욱신은 환경문제를 다룬 여느 책들과는 다른 접근과 방향이어서 새롭고 놀라웠습니다. 아이들도 줄줄 꿰고 있는 환경문제의 원인을 생활하수, 산업폐수, 오존층 파괴, 쓰레기문제 등으로 보지 않고 근본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었더군요.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렵고 낯설기까지한,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불평등, 기술의 급진적 발달,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 등으로 말입니다. 내용을 읽으면 정말 그렇구나 싶은 것이 우리가 이제까지 환경문제를 얼마나 근시안적 관점에서 보았나를 생각하니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일례로 지구 산소의 1/4를 감당하고 있어 지구의 허파로 불리우는 아마존의 파괴는 부자 나라의 햄버거용 쇠고기 소비량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지요. 아마존 지역민은 실제로 햄버거와 전혀 관계없이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제 살을 깍듯 열대우림의 나무를 사정없이 베고 목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마구잡이식의 나무베기는 수많은 종의 동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그것은 결국 우리 사람들을 죽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환경의 가해자가 곧 피해자가 되는 이치를 이제는 모두가 절감해야 하겠구나 다시 한번 생각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환경문제에 대한 시간이 깊어갈수록 제가 고민했던 것은 바로 적용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저 심각하구나 하는 수준이 아니고 자기 삶과의 관계성을 알고 어떻게 할까라는 물음에 능동적인 답변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표면적인 깨달음,  원론적인 방법론을 경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꾸 자기의 이야기, 실제적인 방법 등을 묻고 나누고 정리하기를 거듭했지요. 아이들은 처음에는 다소 어려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표한 것에 다가서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힘들었지만 만족스런 수업이었습니다.

 

그 중 한 아이가 생각납니다. 매우 똘똘하지만 아직 독서수업에 푹 빠지지는 못해서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미나마타의 붉은 바다를 읽고 관련 NIE를 통해 실제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미니 피켓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문뜩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생님, 이거 복사해서 친구들 나눠주어도 돼요?”

 

저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말해서 놀랍고 기특했습니다. 곁의 친구는 그 말에 무척 난감한 표정이었지만 말입니다^^

 

수업을 마친 이 즈음 둘러봅니다. 그 짧은 한 달동안 아이들과 저는 무엇을 얻었는지를 가늠해 봅니다. 거리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미니 피켓을 만들어 보았고, 엄마와 함께 책을 읽고는 환경가훈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평소 양의 절반 정도로 샴푸를 쓰겠다 했고, 과자 등을 덜 먹어 환경과 함께 몸도 보호하겠다 하고, 또 마침 한 아이의 집에는 음식쓰레기 발효기를 들여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익숙한 것을 버리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요? 저 역시 둘러보니 곳곳에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더군요. 그래서 건강한 환경을 위해 생각해낸 소박한? 방법이란 것이 고작 양치할 때 컵을 사용하는 것, 커피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양치할 때 매번 물을 손우물로 받아 했고, 커피는 주워지는 모든 상황에서 다 먹었구요^^;; 그런데 그 별것 아닌 것도 어느날 갑자기 고치려니 참 힘들더군요. 두 번에 한 번은, 세 번에 한 번은...하는 식으로 요즘도 계속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비누로 머리를 감고 식초로 헹구는 것인데 전에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 약간 망설이고 있습니다. 설거지를 할 때 물을 받아쓰기는 정말 못하겠고, 대신 물양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아참...수시로 아이들한테 안쓰는 방 불 꺼라, 물 아껴써라, 코드 뽑아라...잔소리가 심해졌는데...우리집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무슨 놀이하는 줄 알고..참^^;;

 

(아래의 책, 초록어린이가 발견한 7가지 물건들의 비밀을 보면 커피와 환경과의 관계가 쉽고 흥미롭게 나와 있어요^^)

 

무엇보다 소비 습관을 고치려고 합니다, 수업하다가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가 무엇인가를 산다는 행위는 곧바로 환경문제로 연결됩니다.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감량(Reduce)입니다. 가계의 경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서도 소비의 형태가 즐김보다 필요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적게 사고, 다시 쓰고 해서 불편한 그 만큼 우리는 환경을 위해 애쓰고 있는 거란다.”

 

다소 경직되고 재미도 없는 삶의 모습이 연상되지만,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그것을 감수할만큼 중요하고 큰 문제니까요...

 

지금은 현실이 된 예전의 이상들이 있습니다.

저의 자잘한 이상이 습관이 되면 그것 역시 현실이 되겠지요. 번거롭고 영향력도 별로 없는 듯한 나의 생각과 행동들... 그런데 힘들기까지 한 그 하찮은 것들... 그런데 그 작은 생각이, 행동이 아주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겠지요. 아니 변화 그 자체보다 더 놀라운 것은 단지 그것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 작은 움직임이 저를 기쁘고 신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보다 나은 가치로 나아간다는 느낌이지요..참 비약이 심한가요? ㅎㅎ

 

참고로 이번 달에 보았던 환경관련책들입니다.

 

어떻게 될까요

거인사냥꾼을 조심하세요

미나마타의 붉은 바다

푸른 지구를 되살리는 민들레 교실

어린이가 지구를 살리는 50가지 방법

마지막 거인

레이첼 카슨

지엠오아이

뒷뚜르 이렁지의 하소연

핵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환경이 욱신욱신

Why, 환경

재규어는 왜 털옷이 되었나

쓰레기산에 패랭이꽃이 피었어요

숲의 사나이 소바즈

도도새와 카바리아 나무와 스모호 추장

최열 아저씨의 지구촌 환경이야기1,2

지구를 울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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