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오빠 마이 아파? 나도 아파...2007년 8월 2007-09-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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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를 볼 때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오래된 일도 아닌데....

하긴 어제, 아니 오늘 아침에 뭘 먹었는지도 한참을 생각해야 떠오르는 걸 감안한다면

뭐 그딱 놀랄 일도 아니다.
어떤 영화인가를 보았다. 그 전에 예고편으로 빠방!!!! 앗, 오빠다.

브루스 윌리스 오빠가 예의 그 상처투성이 얼굴로 나를 보고 씨익 웃는 것이다.

다이하드4편 예고는 내게 천둥 번개처럼 다가왔다.



내가 브루스 윌리스를 좋아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음, 그건 처음 내 의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처음 친구의 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내가 처음 그를 본 것은 텔레비전 시리즈 ‘블루문특급’에서 였다.

그렇게도 그가 멋지다고 말한 그 친구는 블루문특급에서 유들유들한 그가 영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지만

난 이상하게 그런 모습조차? 좋았다.

눈이 깊지만 입술이 얇은 그가 능구렁이같은 역할을 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비열한 역으로 처음 내게 왔다면 나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브루스윌리스에 대한 애정은 다이하드 시리즈로 연결이 되었건만

어찌된 영문인지 단한번도 개봉관에서 즐기지를 못했다.

음... 그 당시 나는 영화보다는 책 좀 본다는 티를 내느라 그랬는지

학교에서 가는 단체관람 때도 빠져나와 서점 구석에 앉아 책을 보다 그 책을 사곤 했던 것이다.

참으로 그에게는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다.

영화관에서 그를 보지 않았다는 것은 수없이 많이 텔레비전에서 그를 보았다는 것으로 대체되지 못하고

늘 한쪽이 아리고 고통스럽기까지 했다...크허허...
그러던 차 다이하드4에 대한 예고는 그동안 내가 그에게 죄책감처럼 느껴왔던

그에 대한 미안함을 씻을 절호의 기회를 알려준 것이다.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 55년생 그의 몸이 펼치는 완전 아날로그적 영웅의 몸이 끝이 아니길 빌면서,

한편 그 절박한 몸 나이를 어찌하랴 싶은 안쓰런 마음이 들기도 했던 것이다.


하루하루의 일상에 쫓기면서도 나의 간절한 소망은 더욱더 진해지고

언뜻언뜻 비치는 연애 프로그램에서의 그의 모습은 나를 더욱 설레게 했다.

일본에서의 인터뷰를 볼 때는 아주 텔레비전으로 빨려들어가는 줄 알았다.

여전한 그의 유머...크, 진짜 즐겁다^^

아이들 방학에 잠시 넋을 놓은 사이 시간이 훌쩍 흘렀다.

생각은 늘 하고 있었으나 차일피일 하던 것이 그리 되었다.

사실은 내게 그토록 대단한 영화가, 아주 오랫동안 극장에서 그 위용을 자랑할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넘의 '디워'의 무차별 공격이 있었던 것이다.


금요일 그날 밤을 생생히 기억한다.

평소 사정 거리 안에 있는 영화관을 검색했더니 이런 세상에나...

A영화관은 오전 딱 한 차례만 상영, B영화관은 저녁에만 세 차례,

그나마 C영화관이 가능성이 있었으니 저녁부터 심야까지 한단다. 음...

개봉관을 장악한 디워가 아주아주 미웠다...이런 영화를 절대 나 혼자 볼 수 없지...

남편을 꼬셔서 토요일 밤 아이들을 일찍 재우고 9:10 것을 보기로 했다.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할인카드가 이상이 있는지 할인적용이 안되는 거였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내일 현장에서 사지...했는데...허걱 총알같이 튀어간 C영화관...

인산인해가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대기번호 뽑으니 256번인가...

우리, 아니 나는 너무나 절망스런 마음으로 나왔다.

밤거리를 걸으면서 죄 없는 신호등에 화풀이를 했고 다정한 연인을 보고 얼굴을 찌프렸다.

남편은 계속 달랬지만 내 마음은 도저히 풀어지지 않았다.

결국 롯데리아에서 과일빙수 먹고 집에 들어왔다.


그러나 내가 또 이상한 근성이 있어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일요일 11시 심야를 예약했다.

남은 좌석이 76인가 해서 우와...간신히 예약했다고 좋아라 하면서 가슴이 뻐근하도록 기꺼웠다.

또 아이들을 재우고 우리는 갔다. 영화관에 들어가는데...오잉?... 우리밖에 없는 것이다.

조금 있으니까 한두 팀이 들어왔다. 아마도 좌석이 80석이었나 보다..

어렵게 본 영화는 그만큼 재미있고 신났다.

영화가 나왔다 했을 때 혹자는 노쇠한 브루스 윌리스에게 물음표를 던졌다.

그의 팬들조차 염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영화 속에서 말한 것처럼 그는 아직 살아있었다.

살아서 펄쩍펄쩍 뛰는 그의 심장 소리가 바로 내 심장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우하하..
이혼 당하고 딸의 연애에까지 간섭하는 누추한 존 매클레인 형사.

첨단 디지털 시대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니 그가 아니면 도저히 안되는 상황이 늘 있는 것이다.

티 하나 없이 말끔한 얼굴에 쭉 잘 빠진 악당이 디지털 시대에 한물간 아날로그 형사라고 조롱했지만

그는 여전히 씨익 웃으면서 응수한다.
"그래도 네 똘똘한 디지털 똘마니들은 네 곁에서 없어졌지만 나는 아직 살아있잖아?"

아, 위대한 아날로그 만세가 절로 나온다...
존은 종횡무진으로 맞고 넘어지고 뛰고 결국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결국 살아남는다.

천식을 앓고 있는 피라미 해커가 그에게 묻는다.
“아니 왜 이런 일을 해요? 죽을지도 모르는데.....”
“해야 하니까...”
미국의 영웅주의 영화라고 해도 난 좋다.

믿는 바대로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사는 그가 단순하고 정직해서 좋다.

아내한테 버림 받고 딸한테조차 신뢰를 잃지만 그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찾는 이는 늘 그였다.

그것으로 그는 만족할 뿐이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화려하고 스릴 넘치는 그의 액션은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답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왜 이런 멋진 남자를 데미 무어는 버렸을까? 싶었다.

그녀의 최근 근황이 예전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것을 보고 더욱 씁쓸하기까지 하다.


난 클린턴 이스트우드를 배우였을 때는 잘 몰랐다.

오히려 감독이 되었을 때 더 깊이 더 넓게 빛나는 그를 알고 인간이 저렇게 늙을 수 있구나 싶어서 좋았다.

브루스 윌리스도 다른 모습이긴 하지만 그렇게 나에게, 우리에게 희열과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브루스,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오빠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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