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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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문을 여는데 옆 차와 간격이 좁아서 문을 열다가 옆차를 살짝 건드렸습니다. 아무도 없으니 그냥 혼자 ‘웁스~’이러고 나왔죠. 그런데 갑자기 그 차에서 누군가 나오는 겁니다. 저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왠지 차를 살짝 부딧쳐 놓고 그냥 아무말없이 가버리는 제가 황당해서 쳐다보는듯 저를 향한 시선이 느껴지는데 저는 ‘미안하다’라고 말할 타이밍을 놓쳐 버린겁니다. 뒤늦게 말 하기도 정말 애매한 상황이었고 차에서 입구까지 걸어오는데 어찌나 뒤통수가 따갑던지 그 사람을 보자마자 ‘미안하다’라고 말 하지 않은것을 얼마나 후회하며 걸어왔는지 모릅니다.
미국에 살다가 오랫만에 한국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죠. 공공장소에서 뒤에 사람이 있는데도 문을 안 잡아주고 쾅 닫아버려서 황당하다구요. 심지어는 당연히 잡아줄 거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걸어가다가 문에 부딧쳐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이거야 말로 ‘믿는 문에 이마 찍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길을 지나다 툭 쳤는데도 미안하다는 말 도 없이 쌩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열 받는다고 많이 얘기들 하죠. 물론 항상 그런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지나가다 사람을 살짝 건드리거나 진로방해를 했을때는 꼭 ‘Sorry’라고 말 하잖아요. 우린 그냥 지나가도 ‘미안한 내 마음 알겠지~’하고 생략하는 경우가 많구요. 그런데 이 말 한마디의 차이가 생각보다는 큰 것 같습니다.
특히나 ‘Thank you’와 ‘Sorry’가 일반적인 미국에서는 이런말을 생략하면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지나가다 부딧쳐 놓고 ‘Sorry’라고 하지 않으면 이상한 미개인 쳐다보듯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냥 씩 웃어버리고 넘어가면 아마 ‘쟤 정신줄 놓은거 아니야?’라며 오해 할 수도 있겠죠?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는 정확하게 ‘Sorry’라고 말 하고 고맙다고 해야 할 때는 정확하게 ‘Thank you’라고 말 해주는것이야 말로 미국 문화를 배우는 첫번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미국 문화이기 이전에 우리도 이런 문화는 좀 수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말들이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참 쑥쓰럽고 대단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일상적으로 하는 말들이라는 거죠. 예를들면, 마트같은 곳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옆 사람이 나 때문에 진열대가 잘 안보일까봐 조금 비켜주기만 해도 그 사람은 ‘Thank you’라고 감사인사를 합니다. 카트를 정리하는 아저씨가 내 카트를 가져가 줘도 ‘Thank you’, 식당에서 웨이트리스가 물만 갖다 줘도 ‘Thank you’, 식당에서 밥 먹고 계산서에 싸인만 해 줘도 직원은 ‘Thank you’,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잘 들어도 ‘Thank you’, 서류 내야할게 있어서 학교 오피스에 갖다 주는데도 ‘Thank you'....
아! 그리고 Thank you를 꼭 실험해 봤으면 하는 상황은 누가 내 외모나 가진거에 대해서 예쁘다고 칭찬해 줬을때 당당히 'Thank you'라고 하는 것입니다. 누가 '아기 예
쁘네요~'하면 그냥 씩~ 웃지만 말고 한번 'Thank you'라고 해보세요~ 왠지 영어 잘 하는 사람처럼 느껴질거예요~ 그게 착각일지라도 기분은 좋잖아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꼭 고맙다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눈치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할 말은 정확하게 해야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그냥 내 마음알겠지~ 라고 넘어가면 괜한 오해를 살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Thank you’라고 말을 해 주면 듣는 사람은 행복해 집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기분을 두배, 세배 행복하게 해 줍니다.
처음엔 쑥쓰럽고 어색하지만 작은 경우라도 ‘Thank you’와 ‘Sorry’를 자꾸 말 해 보세요. 아마 영어와 친해지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려운 영어 공부 한다고 괜히 안들리는 CNN 들으며 받아적기 하지 마시고 이렇게 쉽고 간단한 일상적인 말을 자꾸 사용하다 보면 자신감이 붙지 않겠어요? 제가 늘 생각하는 것이 어려운 문장 말 하는것 보다 ‘Thank you’ 한마디도 상대방 눈 똑바로 쳐다보며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영어는 그 다음 문제인것 같아요.
저는 영어 중에서 제일 좋은 말이 ‘Thank you’와 ‘Sorry’, 그리고 ‘I love you’라는 말인 것 같아요. 이 말처럼 간단하면서도 그 위력이 큰 것은 없는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참 하기 쑥쓰러운 말 들이죠. 미국에 왔으니 그 핑계로 이런 말을 많이 하며 사는것도 좋잖아요. 이 기회에 바꿔보는 거죠. ‘Thank you’와 ‘Sorry’를 해야할 때 하지 않으면 개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욕을 먹을수도 있으니 적절한 사용은 국위선양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04년에 히트친 드라마 제목이기도 하죠? ‘미안하다, 사랑한다’. 오늘부터 고마운 경우에는 꼭 ‘Thank you’, 미안한 경우에는 꼭 ‘Sorry’라고 말 해보세요. 대신 말 할때는 끝을 흐리지 말고 미국사람 얼굴 쳐다보면서 친절하고 자신있게 말하기예요. 생각보다 뿌듯함이 느껴질 거예요.
Copyright©Aekyung Song
사실 미국 문화라서가 아니라 ‘고마워’,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라는 이 세마디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말 인것 같아요. 입에서 잘 나오지는 않지만 우리가 언제나 듣고 싶은 말은 이 세마디가 아닌가요?
어떤 부부가 중년이 넘어서 이혼을 하려고 상담을 하는데 남편이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부인이 왜 수십년 동안 그 한마디를 안 했냐고….내가 그 말 한마디가 듣고 싶었던거였는데…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합니다.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새 용어가 되었죠. 여자들은 힘들게 일 하고도 남편이 ‘힘들었지? 고마워~’ 이 한마디만 해 주면 힘든것 다 잊을수 있는데 그 한마디 때문에 여자들이 스트레스를 더 받는것 아닌가요?
아이들과의 갈등도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마음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미워하는게 아닐까요? 아이를 혼내지만 평소에 내가 ‘사랑한다’라는 말을 해 줬더라면 아이가 혼날때도 자기를 미워하는게 아니라 사랑해서 혼내는거라는걸 알텐데 말이예요.
사람과 사람사이의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부부사이도, 부모자식 사이도 기본적인 감정전달이 충분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꾸 어려워 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 세마디 너무 간단하지 않나요?
고마워,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이 세마디의 위력을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자꾸 하다보면 익숙해 져서 쑥쓰러운것도 없어질거예요~
나주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