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집은 골동품 가게! 2013-01-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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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랫만에 시어머니댁을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결혼하기 직전 시아버님이 돌아가신후 시어머니 혼자 사는 집입니다.

남편이 외아들이라서 시어머니가 거의 저희 집을 당신 집처럼 드나들으십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가 저희 집을 오시는 일은 많아도

저희가 어머니댁을 가는 일은 드믈더군요.

-그래도 노인들은 당신 집에 오는것을 더 좋아하시더군요!

 

아이들도 할머니집에 가는 것을 몹시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할머니집에는 오래되고 신기한 물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은애는 평소에도 '집안 뒤지기'가 취미인 녀석인지라

할머니집에만 가면 여기저기 물건을 뒤지느냐 바쁩니다.

 

저는 안쓰는 물건은 대개 버리는 편인데,

어머니는 절약정신이 지나쳐서 물건을 거의 버리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두대의 냉장고안에는 유통기한이 벌써 지나버린 몇년된 음식들이 가득 쌓여있어

냉장고문만 열면 우루루 떨어집니다. ^^;;

제가 신혼일때 어머니 냉장고를 보고 놀래서 '언제 한번 맘잡고 정리해드려야짓!' 하고 다짐했으나

어머니가 음식 버리는것을 질색하시는 바람에 결국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음식을 해주시면 남편이 이렇게 묻습니다.

"몇년 된거에요?"

심지어 손주들 주는 음료수와 아이스크림까지 오래된 것이 많아

아이들까지도 꼭 유통기한을 확인한후 먹습니다. ㅋㅋ

 

집이 큰 편이라 방이 4개인데 2개의 방은 창고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남편이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클래식 자동차들을 한아름 꺼내서 손주들에게 주십니다.

애들 사촌형이 놀던 바쿠간 시리즈도 꺼내서 주셨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뻐꾸기 시계도 40년 가까이 되었답니다.

 

서재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아버님이 젊을때 읽으셨던 옛날 제본의 소설책부터 시작하여

남편이 어린 시절에 읽었던 여러가지 동화책과 대학시절 전공서적까지

그 어느것도 버려지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작은애는 예전에 어느 박물관에서 타자기를 보고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할머니댁에서 타자기를 발견해서 몹시 흥분했습니다!

할머니가 종이를 가져다주니 서툴은 손짓으로 타자를 치더니 글씨가 찍힌다고 좋아했습니다.

(그 뒤로 타자기는 작은애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 되었습니다!)

 

큰애는... ^^;;

작년에 어머니댁에 스마트 TV가 들어온 이후,

게임하는 재미로 할머니댁에 갑니다.

TV게임이 지겨워지면 할머니 핸드폰으로 이어서 게임을 합니다.

 

남편이 오래된 오디오를 뚝딱 뚝딱 고쳐서

레코드판을 얹어 아날로그 음악을 틀어주었습니다.

특히 빈 소년 합창단의 <할렐루야>가 나오자

저를 부르더니 자기가 제일 좋아하던 노래라며 같이 듣자고 했습니다.

남편은 이어서 '로버트 태권브이', '서유기'등 어릴적에 듣던 동요와 동화를 틀어주었습니다.

어머니는 남편이 이 레코드판을 거의 외우다시피 듣고 노래를 불렀다고 회상하셨습니다.

 

이렇게 어머니댁을 방문하고 돌아가면 여러가지 상념이 떠오릅니다.

남편은 자신의 어린시절이 떠오르겠고,

아이들은 색다른 물건을 가지고 놀며 즐거웠고,

저는 남편이 저를 만나기전에 어떤 삶을 살았을지 상상해봅니다.

그래서 어머니댁을 다녀오는 것은 온 가족에게 특별한 기쁨과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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