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성격 따라 달라요 2회: 규범형

아이들은 모두 다르고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접근법이 달라야한다는 주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행동형에 관해 말했습니다만 사실 성격을 단 몇 줄로 어떻게 묘사하겠습니까? 단지 적극적이고 쾌활하며 추진력, 지도력은 높으나, 단점이라면 집중력이 짧고 전통적 방식의 학습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 과감히 정의하고 드린 설명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한 인간이 딱 하나의 유형의 성격만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늘은 규범형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1. 규범형

(1) 특성

특성

학습

-의무를 중시하는 전통주의자

-비관적이나 실수나 결점에 대비하는 성격

-결속력을 중시하고 책임감이 강함

-성실하고 잘못을 인정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

-체계적이고 순차적이나 창조성과 독창성이 부족

-구조화된 사실을 잘 기억

-문답식, 강의식에 잘 맞음

-반복훈련과 단계적 지시를 잘 따름

-변화된 방식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함:

새로운 내용을 순서화된 제시해야 이해함

-공부를 하는 이유가 권위자가 시키므로

행동형과 참 다르지요. 인간 성격 유형 중에 행동형과 규범형이 가장 두드러진, 그러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특성이랍니다. 어찌보면 부부가 서로 이렇게 반대 성향인 경우가 많아요. 서로 상대가 가진 나와 다른 점을 불편해하면서도 매력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차분하고 말 그대로 규칙을 잘 따르는 모범생들이 대체로 규범형입니다. 선생님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지요. 키우기도 쉽습니다. 하라는 대로 하니까요. 숙제를 내주면 밤을 새서라도 합니다. 만일 해야할 일을 못하면 겁이나서 징징거립니다. 책임감이 높아서 과제를 수면 성공적으로 완수할 보증수표형 인간입니다. 체계적인 세계를 선호해 모든 것에 질서를 부여하기 좋아합니다. 만일 체계나 안내가 부족하면 아무것도 못 할 정도지요.

전통적 학습 체계에 잘 맞고 반복학습도 잘 따르니 당연 이 사회에서 공부를 잘 합니다. 단어장 주면서 외우라면 참 잘 외워요.

문제는 그 단어를 어디에 써먹을 지 모르지요. ㅋㅋ 융통성이 없고 창의력이 좀 부족합니다. 시키는 대로,규칙대로, 거기까지 입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정형의 일탈에서 오는 변화된 사고가 잘 안됩니다. 이 아이들은 대체로 내성적이거나 혹은 소심합니다. 잘 알지 않으면 입을 열지 않아 공부를 많이 하고도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러니 자신감이 없어 보입니다. 영어회화가 잘 향상되지 않습니다. 그리 생긴 걸 어찌합니까? 한국말로도 수다스럽지 않은데 영어로 떠들겠냐구요.

또한 새로운 것을 싫어해서 반복적으로 익숙한 것만 좋아하지요. 학년이 바뀌거나 학원을 바꾸는 것도 큰 스트레스입니다. 겁도 많지요.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그걸 어떻게 해, 안 되면 어떡해,' 등등 비관적입니다. 보고 있자면 복장 터집니다. 자신감은 타고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연히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성취할 만한 목표를 걸고 이를 완수한 후 성취감을 느끼게 되면 자신감을 얻습니다. 규범형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을 이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점진적으로 조금씩 아이가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여 점차 자신감을 키우는 일. 뭐든지 미리 설명하고 잘 안내해주어야합니다. 독립성이 선천적으로 부족하니까요.

(2) 몇 가지 학습 방법 예

독서 기록장 (Reding Log)

책을 읽고 기록표를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무언가 일정한, 공통적이면서 체계가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표를 주면 빈칸을 채우면서 성취감을 느낍니다. 목표한 권 수를 채우면 상을 주면서 책을 많이 읽게 도와주십시요. <천권 읽기> 목표를 세우더라도 1년, 1달, 1주로 나누어 작은 기록표를 한장 한장 채우게 하십시오. 그 기록장을 다 모으면 천권이 된다고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로 <천권읽기 >를 내걸면 시작 전에 좌절해 버립니다.

그래픽 오가나이저 (Graphic Organizers)

책을 읽고 나서 반복 읽기를 유도할 때 무조건 한 번 더 읽으라고 하는 것보다 이러한 그래픽정리장을 주고 빈칸을 채우기 위해서 다시 읽기를 시도하게 하십시오. 그래픽 정리장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사고를 요구하고, 습득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저장하게 도와주기 때문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야기 구성 요소(Story Elements)

책을 많이 읽어도 이상하게 독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이 아이들입니다. 글자 그대로의 뜻, 증거가 있는 사실 등은 쉽게 받아들이나 행간을 이해해야 하는 독해는 안됩니다. who, what, when, where 등 사실을 묻는 질문은 잘 기억해 대답하는데 why, how등 생각을 요하는 질문은 항상 모르겠다고 합니다(상상력 부족인가?)

독해훈련을 시작은 이야기를 읽고 등장인물이 누구이며, 그 인물들이 어떤 갈등/문제점을 겪는가, 그 문제가 어떻게 해결이 되는가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나아가 그런 일들이 나의 경험과 어떤 점이 같으며, 만일 등장인물이 나라면 기분이 어떻겠는지 등을 말해보는 것이 기초입니다. 위 사진처럼 표를 만들어 등장인물, 배경, 문제, 해결(사진에서 잘렸으나) 등을 분석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너무 거창하게 생각지 마시고 먼저 '엄마는 까이유가 장난감을 잃어버려서 속상할 것 같아. 전에 엄마도 지갑을 잃어버려서 슬펐거든.'하면서 먼저 모델을 보여주시고, '너는 어때?"하고 물으시면 됩니다.

리더스 시리즈(Readers Series)

자동차나 공룡을 일렬로 늘어놓고 노는 아이들 보셨지요? 누가 건드리면 난리가 납니다. 순서가 무너지는 것이 싫은 거지요. 책도 그렇습니다. 번호별로 좍 꽂혀있어야지 하나라도 빠지면 그 책이 나타나기까지 불안증세마저 보입니다. 제 조카는 책을 읽는 것도 무조건 1번서부터 시작해 다 읽어야 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번호만 빼서 읽는 게 없었죠. 시리즈를 통째 외울 정도였지요. 따라서 영어 공부할 때 리더스를 순서대로 읽게 하십시요. 번호를 높여가며 읽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패턴 맞춰 글쓰기 (Patterned Writing)

책을 읽고 학습할 문구를 정해 반복하면서 글 쓰는 훈련을 하세요. 어휘를 목표로 한다면 위 사진처럼 어휘부분을 빈칸으로 하고, 문형을 연습하려면 단어만 주고 일정 패턴에 맞춰 영작을 하게 유도하시면 됩니다. 이런 패턴을 여러 장 써서 묶으면 미니북이 되겠지요. 그림을 다운 받아 붙여주거나 스스로 그리게 하는 등 재미있는 방법을 고안해 보세요.

대본 만들기 (Readers Theater Scripts)

스피킹 때문에 고민됩니다. 도통 입을 열려들지 않아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공연히 틀린 말로 망신당할까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도 머뭇거립니다. 원어민 수업을 가서 종일 앉아있다 오기 일쑤입니다. 행동형 아이들이 무조건 떠드는 걸 부러워하면서도 '저 녀석 영어 틀렸어...'하고 속으로 평가만 하지요. 영어능력이 낮은 것이 아니므로 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말을 해야만 하는 때가 오면 입을 엽니다.

대화체가 많이 나오는 책을 계속 읽게 하세요. 따옴표 (" ")가 있는 문장이 들어있는 책을 읽는데 읽는데 그치지 말고 대화부분만 따로 떼어 대본을 만들어 보십시오. 이를 실감나게 읽어 봅니다. 이런 학습방법을 readers theater라고 하는데 분장이나 무대없이 대사만 연습하는 연극을 말합니다. 연극까지는 아니어도 만들어 보면서 쓰기 훈련이 되고, 대화를 써보는 것이니 스피킹에 도움이 됩니다.

집중 듣기 (Oral Support Reading)

영어회화에 자신감이 붙기까지 듣기를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화책이나 교재는 지루하니 동화책을 보면서 듣는 훈련을 많이 하게 도와주세요. 이 때 기록표를 만들며 대화체가 많은 동화가 좋겠지요. 비교적 집중력이 높아 가만히 앉아서 잘 듣기 때문에 이런 학습법을 잘 활용하세요.

제 생각에 엄마표 영어를 잘 따라 주는 아이들의 가운데 대부분이 규범형일 겁니다. 엄마가 이끄는 대로 따라주니 진도를 계획대로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스피킹을 도와주지 못해 말이 안 된다고 하십니다. 저는 아이들이 내성적이라 그럴 거라 추측합니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들, 명심합시다요. 아이가 이루기 어려운 목표를 세워 밀고 나가는 것은 미련하고, 답답하고 한심한 일입니다. 아이가 시키는 대로 하니 성과가 있을 줄 알지만 어느 순간 영어에 진저리를 낸답니다. 저도 반성모드 들어갑니다. 제 아이가 전형적인 규범형입니다.

3편은 탐구형. 요녀석들 똑똑한데 좀 깍쟁이죠. 기대해주세요~

홍현주박사의 English on the 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