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나는... 2009-04-0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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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날리는 여인의 향기처럼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안뜰에 작은 꽃밭을 일구어 꽃씨를 뿌리고 싶다
손에 쥐면 금방 날아갈 듯한 가벼운 꽃씨들을 조심스레 다루면서
흙냄새 가득한 꽃밭에 고운 마음으로 고운 꽃씨를 뿌리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새들의 이야기를 해독해서
밝고 맑은 시를 쓰는 새의 시인이 되고 싶다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이슬비를 맞고 싶다
어릴 적에 항상 우산을 함께 쓰고 다니던 소꼽동무를 불러내어
나란이 봄비를 맞으며 봄비 같은 이야기를 속삭이고 싶다
꽃과 나무에 생기를 더해주고 아기의 미소처럼 사랑스럽게내 마음에 내리는 봄비, 
누가 내게 봄에 낳은 여자 아이의 이름을지어 달라고 하면 
서슴없이 '봄비' '단비'라고 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풀향기 가득한 잔디밭에서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동요를 부르며 
흰구름과 나비를 바라보는 아이가 되고 싶다
함게 산나물을 캐러 다니던 동무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고,
친하면서도 가끔은 꽃샘바람 같은 질투의 눈길을 보내 오던
소녀시절의 친구들도 보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우체국에 가서 새 우표를 사고 답장을 미루어 둔 친구에게 
다만 몇 줄이라도 진달래빛 사연을 적어 보내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모양이 예쁜 바구니를 모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솔방울, 도토리, 조가비, 리본, 읽다가 만 책,
바구니에 담을 꽃과 사탕과 부활달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선물들을
정성껏 준비하며 바쁘고도 기쁜 새봄을 맞고 싶다
 
사계절이 다 좋지만 봄에는 꽃들이 너무 많아 어지럼증이 나고
마음이 모아지지 않아 봄은 힘들다고 말했던 나도 이젠 갈수록 봄이 좋아지고 
나이를 먹어도 첫사랑에 눈뜬 소녀처럼 가슴이 설렌다
 
봄이 오면 나는
물방울무늬의 옆치마를 입고 싶다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가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먼지를 털어낸 나의 창가엔 
내가 좋아하는 화가가 그린 꽃밭, 구름연못을 걸어 두고, 
구석진 자리 한곳에는 앙증스런 꽃삽도 한 개 걸어 두었다가 
꽃밭을 손질할 때 들고 나가야겠다
조그만 꽃삽을 들고 꽃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 아름다운 음성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나는 멀리 봄나들이를 떠나지 않고서도 행복한 꽃 마음의 여인
부드럽고 따뜻한 봄 마음의 여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에 무얼 하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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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맘 2009-04-29 13:02 

주사 맞고 해열제 먹고 학교 간 아이,

중간고사 국,영,수,사,과

잘 보고 있을까요?

ㅎㅎ

수학이 좋긴 한데 문제 푸는 건 싫답니다.

어떻게 해 줘야 할까요?

 

Joy 2009-04-22 16:12 

봄이 오면 저는 꽃구경 가고 싶어요.

아직까지 꽃구경 다운 꽃구경을 못 가봐서..

 

나비꿈 2009-04-08 14:19 

봄이 오면 저는,

이 봄에 저는 산책을 하고 싶습니다.

땅을 밟으며 말입니다.

 

마리스텔라 님의 음악과 시-물론 수학 이야기까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이맘 2009-04-03 15:11 

마리스텔라님이 다녀가시면 항상 좋은 음악이 쑥에 흐르네요

정말,참~ 멋진 분 이시네요  좋은것 나눠주시는 마리스텔라님의 이쁜 마음을

닮고싶은  그런 봄입니다 

마리스텔라 2009-04-03 17:55:43
사실은 음악만 멋집니다요.
고맙습니다, 이쁘게 봐주셔서... *^^*
해오름 2009-04-03 10:08 

나는...

바람나고 싶어요.. 울 신랑이랑...ㅋㅋ

음악이~~~,

듣고만 있으려니 댓글 달라는 의미인지

계속 나오구만요.. 추천도 해 달라는 의미??

ㅎㅎ...

좋은 음악 감사해요..

 

마리스텔라 2009-04-03 15:30:48
해오름님이 아무래도 이 노래 가사를 알아들으셨나 봅니다.
정말 남편분과 다시 바람나고 싶으신가요?
이 봄에 노랫말처럼 누군가로부터 이런 달콤한말 듣고 싶으신가 보네요.ㅋㅋㅋ
해오름 2009-04-06 12:55:14
걍,,립.서.비.스.
다 암시롱요...ㅋㅋ
브죵 2009-04-02 18:49 

먼길을 오가는 차창에는 개나리는 진작에 피어서... 이제 지려하고..

벚꽃도 예쁘게 피었지만..

그냥 경치는 경치일뿐...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 봄입니다.

 

많은 것이 소생하는 시기에.. 소멸에대해서.. 생각해야하는 것이 서글프지만...

올 봄은 그냥 이렇게 보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늘 따뜻한 글 감사드려요..

마리스텔라 2009-04-02 21:26:26
요즘 브죵님이 먼길을 오가시는 일이 있으신가봐요.
저도 오래전에 지방에 1,2년 살 때, 한달에 두세번 오르내리던 적이 있었는데
계절마다 나뭇잎색 변하는거 보면 참 자연의 색이 아름답다는 걸 새삼 느끼지요.
저는 특히 햇빛에 투명하게 비치는 연두빛을 좋아합니다.
어서 바쁜일 마무리 되셨으면 합니다.요즘 쑥이 썰~렁해요.
2009-04-02 11:37 

난 봄에.... 겨우내 찐 살을 빼고 싶다아...

근데 내 봄은 어디 갔냐고요??

마리스텔라 2009-04-02 17:05:19
그러게말입니다. 제 봄도 어디 갔는지 찾고 있는 중이랍니다.
저도 움직이는 걸 싫어하다보니 이제 나잇살이 붙더라구요....
승우맘 2009-04-01 12:27 

오늘은 봄바람이 심~하게 부네요.

이러다 꽃잎이 다 날라가는 것 아닌가 몰라~!

음악 좋네요.

마리스텔라 2009-04-02 17:09:34
올해는 봄이 일찍 오는듯하다 멀리 달아난것 같이 아직도 쌀쌀하네요.
꽃잎 날아가는 것 걱정하시는 것 뵈니 승우맘님 마음 편안해보여 좋네요.
지니 2009-04-01 08:42 

아 정말 봄인데..아직 날씨가 쌀쌀해서 진짜 봄인가..싶었는데..

마리스텔라님 올려주신 이해인님의 예쁜 시를 읽고 나니 정말 마음도 봄이네요..

저도 봄이 되면 물방울 무늬의 옆치마가 입고 싶어지는 그런 봄입니다..좋은 시와 음악 감사드립니다.

꼬실엄마 2009-04-01 23:31:21
흑, 마리스텔라님, 수학을 하시는 분이 너무 우아하셔서 항상 감탄을.......

음악도 좋고, 시도 좋고, 감사드려요.

지니님, 근데 옆치마는 뭐여요?
마리스텔라 2009-04-02 09:38:42
우아는 무슨 우아입니까? 꼬실엄마님 저의 실제 모습과는 차이 많습니다.
그냥 수학에 관한 글이 딱딱하다 보니 가끔씩 음악 곁들이기도 하고...
제 마음을 그리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좋은 글로 대신해서 대리만족을 하는거지요.^^
해오름 2009-04-03 13:36:23
꼬실엄마님,,,
옆치마는 쩌~~그 시에서 보면 1,2,3....8연에 보믄
나오두만요.. 나도 보면서 물방울무늬 옆치마가 뭘까??
혹시 오타?? 이랬구만요..ㅎㅎ
꼬실엄마 2009-04-05 23:02:12
긍께, 지는 문학적 소양이 없어서 그런지 수녀님 글에 나온 옆치마도 뭔지 잘 모르겠고,,,,,

근데 지니님이 입고 싶다고 하시길래, 이 양반은 옆치마의 정체를 알고 계신가 싶어서....

알려 주시라요. 옆치마가 대체 뭐여요?
내는 궁금하면 잠이 잘 안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