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은 내가 너보다 더 흉측하고 더러울지 몰라....'
흙덩이가 얘기를 시작하자, 강아지똥도 어느 새 울음을 그치고 귀를 기울였어요.
'내가 아주 나쁜 짓을 했거든. 지난 여름,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무척 심했지. 그 때 내가 키우던 아기 고추를 끝까지 살리지 못하고 죽게 해 보렸단다.'
'어머나! 가여워라.'
'그래서 이렇게 벌을 받아 달구지에 실려오다가 떨어진 거야. 난 이제 끝장이야.'--- 본문 중에서
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 강아지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 부서진 채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어요. 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맺었어요.--- p. 28
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눴어요. 골목길 담 밑 구석 쪽이에요. 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니까 강아지똥이에요.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어요.
'너는 뭐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래애...... 그렇구나.....'
강아지똥은 민들레가 부러워 한숨이 나왔어요.--- p.
그런데 한가지 꼭 필요한 것이 있어.
....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 p.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