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50년에서 200년쯤 전에, 우리 선조들은 수백 년 전통을 이어 최고급 목가구를 만들어냈습니다. 기와집 안 작은 방에서 사용하기 편하고, 가구 주인이 될 선비와 아낙의 취향을 잘 살려 가장 보기 좋은 가구를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고미술품 전문 매장이나 박물관에 가야 겨우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되었습니다. 옛 가구에는 이름 모를 장인의 숨은 노력이 있고 오랜 세월 쌓아 이룬 기술력과 특별함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커다란 도판과 함께 우리 목가구의 멋을 찾아보고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옛 생활 문화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예 미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저자 김미라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같은 대학교 박물관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인사동에 있는 고가구 전문점 고도사 학예실장으로 일하면서 '고려 조선 목가구전' '옛빔지 · 지공예전' '조선왕실, 양반가구전'등을 기획하여 전시하였습니다.

책을 내면서 l 세월의 결이 묻어나는 목가구

선비의 올곧은 마음이 깃든 책상 _ 배나무 경상
요모조모 쓸모 많은 문방 가구 _ 먹감나무 문갑과 연상
늘씬하고 훤칠한 사방탁자 _ 오동나무 삼층탁자
가족의 건강을 지켜 주던 약장 _ 먹감나무 약장
지체 높은 양반과 임금이 쓰던 가구 _ 소나무 평상
안방 살림 넉넉히 품은 장과 농 _ 경상도 이층장
지방마다 개성이 뚜렷한 가구 _ 강화반닫이
안방을 화려하게 수놓은 소품 _ 자개경대
머리맡을 지킨 야무진 가구 _ 물푸레나무 머릿장
실용에서 예술을 이룬 소반 _ 주칠 궁궐반
튼튼하고 소박한 부엌 가구의 멋 _ 경기도 찬장

조선 시대 가구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l 목가구 용어 풀이 l 찾아보기

우리나라 공예 미술을 대표하는 전통 목가구
새집증후군과 가구나 침대의 환경오염물질 농도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오늘날, 자연의 맛과 멋을 그대로 간직한 우리 옛 가구들을 찾아보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살아서 우리에게 이로운 환경을 만들어주던 나무를 다시 몇 백 년 대물림할 가구로 재탄생시킨 것이 바로 전통 목가구이기 때문입니다. 옛사람들이 아침저녁으로 닦고 쓰다듬어 가며 사용하다가 오늘 우리에게 전해진 목가구들에는 그 사람들의 숨결과 문화, 미적 취향까지 오롯이 들어 있습니다. 쓰는 사람에 따라 취향이 분명히 드러나 있고, 비례가 시원하여 현대적일 뿐 아니라, 소박하고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질리도록 정교한 조각으로 가득한 중국의 가구와 다르며, 금은 가루나 나전상감기법 같은 것을 써서 화려하기 그지없는 일본의 가구와도 분명히 다른 것이 우리의 가구입니다. 그래서 우리 목가구는 자연스럽고 소박한 우리 민족의 성정이 가장 잘 드러난 공예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먼저 우리 목가구의 멋에 취하여 감격하는 것도 바로 이런 소박하고 자연스런 아름다움일 것입니다.

시원스런 비례감, 아름다운 자연 무늿결, 세련된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목가구
자연과 사람이 만나 만들어 낸 생활용품이 우리 옛 가구입니다.
우리 가구는 쓰임새에 잘 맞으면서도 세련된 미적 감각이 돋보입니다.
선비의 용품은 선비의 취향에 맞고, 아낙의 용품은 아낙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집니다.
차분한 나뭇결을 살린 가구가 있는가 하면, 화려하게 치장한 가구도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 없이 백이면 백 모두 나름의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솜씨 좋은 장인의 숨은 노력과 오랜 세월 쌓여 온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옛 가구에는 반짝이는 새로움은 없지만, 복제할 수 없는 근엄함과 고상한 멋이 있습니다.

멋진 목가구 명품들을 모았습니다, 편안하게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