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에게는 깊은 상처가 된 6·25 전쟁. 제주도에도 많은 피난민이 몰려온다. 세철이는 서울에서 공부했다고 뻐기는 피난민 아이들이 못마땅하지만, 유원이에게만은 좋은 감정을 느낀다.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세철이는 유원이가 위문품으로 낸 손수건이 갖고 싶어 어머니의 돈에 손을 댄다. 또 피난민 아이들을 이기려고 시험 문제를 훔쳐본다. 이 책은 성장기에 겪는 이성 문제, 도덕성에 대한 문제까지 들여다본다. 6·25 전쟁 속에서 열네 살의 성장통을 심하게 앓고 있는 세철이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흔들리는 사회에서 정체성을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일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 현길언


그림 이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