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랍니다.
이 책 속의 사람들처럼
제가 어렸을 때 표지와 똑같이 생긴 고양이(이름:웅이)를 키웠답니다.
더더군다나 이 책 속 인간들처럼
애교가 난리블루스인 강아지도 함께 키워보았지요.
강아지와 고양이는 정말 많이 다릅니다.
아버지가 퇴근하시면,
강아지는 버선발로 냅다 달려와 온갖 애교로 정신을 빼놓지만,
고양이는 꿈쩍도 하지 않고는 기껏해야 눈길한번 쓰윽 주면서,
마치 냉정한 시어머니같은 자태로 "어~왔어?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고양이가 더 좋았던 이유는
아마도 그(저의 웅인 숫컷)가 철학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답니다.
햇살이 따사로운 창가에서 그야말로 늘어져 잠을 자는 모습이라던가,
아주 여유롭게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
삶의 스승님으로 모시고 싶을 정도랍니다.
별 것 아닌것 가지고 끙끙거리고 호들갑을 떨어대는 인간의 경솔함 앞에
"어~ 자네 왜그러나? 릴레~엑스~"라고
한마디 던져주는 현자같은 스승님말이지요.
여기에 나오는 고양이 역시 제가 키웠던 웅이처럼,
많은 생각과 경험들을 맘속에 가지고 사시는 철학자 여사시군요.
어지간하면 자신의 생각을 수다스럽게 늘어놓지 않는 분으로부터
귀한 강의를 들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고양이가 자기와 다른 고양이, 인간, 개, 생쥐, 새 등등과 살면서
어떻게 그들을 이해하고 타협하여 살아가고 있는지 말해주는 내용은
내가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인간들, 때로는 동물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까?
하는 문제들에 해답을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바로 (정말로 정말로 타인이 이해가 않되더라도) 그대로를 일단 인정한 뒤,
타협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이지요.
사실 초등고학년인 제 아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자고 아주 간절히 애원해 오고 있지만,
아파트라는 공간(제가 어렸을 땐 단독주택)과 남편의 알레르기를 핑게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실은 제가 관리해주기가 귀찮아서 일지도 몰라요 (ㅎㅎ 사실 )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한마리 키우고 싶단 생각이 물씬 드네요.
아니, 키운다기 보다는 스승님을 모신다고 표현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