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신일까, 인간일까? 왜 승려들은 나무아미타불을 반복할까? 이슬람은 정말 도둑의 손을 자를까? 왜 유대교 남자아이는 할례를 받을까? 많이 들어본 질문들이지만,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우리가 종교를 친숙하게 여기는 만큼 종교 지식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는 얘기이다. 특히 내가 믿지 않거나 경험하지 못한 종교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인에게 기독교, 불교, 유교는 익숙하다. 하지만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는 매우 낯설다. 중학생들에게 유대교는 아우슈비츠, 이슬람교는 오사마 빈 라딘, 힌두교는 인도 정도를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익숙하지만 잘 모르는 것, 신앙인들에게나 중요하지 나는 신앙이 없으니까 몰라도 되는 것, 지식보다는 믿음이 중요한 것 따위가 종교를 대하는 우리는 일반적인 태도일 것이다. 하지만 종교 지식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도움을 준다.
종교, 평화를 위한 지식
2006년 덴마크의 한 신문이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실었을 때, 전 세계 이슬람교인들이 분노해 일어났다. 당시, 만평을 실은 신문사에서는 이슬람과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해서 농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덴마크에 언론의 자유가 충분한지 시험해 본 것이었다. 그런데 사건은 덴마크를 넘어 전 세계로 번졌고, 곳곳에서 항의 시위와 덴마크 국기나 대사관을 불태우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슬람교인들은 ‘모욕’당했다고 여겼던 것이다. 이슬람교인들은 기도할 때 개인의 소원을 빌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신의 위대함을 찬양하기 위해 기도를 할 뿐이다. 이처럼 이슬람교인들의 신에 대한 숭배는 남다른 데가 있다. 만약, 덴마크의 신문사가 이슬람의 이 같은 신성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었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종교 지식 특히 다른 종교에 대한 지식은 종교 간의 오해와 다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종교, 문명을 이해하는 창
유교는 종교일까? ‘신에 대한 믿음’이라는 잣대로 보면 유교는 종교가 아니다. 유교는 신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유교의 대표 선수인 공자는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기겠느냐" 라고 일갈했다. 유교가 이처럼 다른 종교와는 다른 독특함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가 농경사회에 바탕한 매우 현실적인 종교였기 때문이다. 홍수와 악천후 속에서 농사를 제대로 짓기 위해서는 자연의 이치에 맞서기보다, 자연과 삶의 흐름인 도(道)에 순응해야 했던 것이다. 신은 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현명한 삶이다. 이처럼 종교는 인류의 문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종교는 문명을 이해하는 또 다른 창인 것이다. 기독교가 지배했던 중세에 대한 이해 없이 서양문명사를 말하기는 어렵다. 사막에서 태어난 이슬람교가 태음력과 단식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수많은 종교가 공생하는 인도에서 가장 포용력이 뛰어난 힌두교가 발전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유교가 다 모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종교는 무엇일까? 바로 기독교이다. 그럼 그 다음은? 이슬람교이다. 세계 인구의 20억 이상이 기독교(천주교, 개신교, 그리스정교회 포함)를 믿고, 10억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다. 교인들의 숫자는 곧 종교의 영향력과 직결된다. 교인들의 숫자가 세계 종교를 결정한다.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유대교를 우리는 흔히 세계 5대 종교라 부른다. 유대인의 숫자는 1천5백 만 명으로 2천2백 만에 달하는 시크교인에 뒤지지만, 기독교나 이슬람교와의 연관성 때문에 5대 종교에 포함한다. 이 책에는 여기에 유교를 보태 세계 6대 종교를 실었다(특히 유교 부분은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의식해 동양철학 연구자이자 집필가인 김종옥이 다시 썼다). 세계를 대표하는 웬만한 종교가 다 모인 셈이다.
각 종교에는 교리가 있다. 이는 종교로 들어가는 주요 통로이다. 이 책에도 각 종교의 핵심 교리가 실려 있다. 기독교의 사랑, 불교의 자비, 유교의 도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있다. 이처럼 "모든 종교에는 삶에 대한 가르침이 있다. 다시 말해, 고유한 삶의 철학이 있다." 하지만 종교가 교리=가르침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종교는 가르침 그 이상의 것이다. 세상과 생명의 탄생에 대한 다채롭고 환상 같은 이야기들도 종교에 포함된다. 또 언제 세상에 종말이 찾아올지 예언하는 이야기도 포함된다. 언제나 똑같은 의식에 따라 이루어지는 예배, 기도, 단식, 축제, 무덤이나 가정용 제단에서 있었던 기억과 같은 특정한 행동들도 종교에 포함된다. 성당과 교회, 유대교 회당인 시너고그, 모스크, 사찰, 제단, 배움의 집과 명상의 집, 성인의 유물을 모신 성소와 같은 건물들도 종교에 포함된다. 종교를 나타내는 증표, 즉 십자가와 일곱 가닥의 촛대, 초승달, 여러 개의 팔로 춤을 추는 여신 시바, 연꽃, 음양 기호 들과 같은 종교 ‘상징’도 종교에 포함된다."
이 책의 주요 목적은 종교를 교리로 설명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중학생들이 흔히 보고 듣고 경험하면서 생기는 종교에 대한 일상적인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있다. ‘왜 유대교인은 두건을 쓸까?’ ‘크리스마스에서 기독교적인 것은 무엇인가?’ ‘이슬람교인은 반드시 성전을 치러야 할까?’ ‘요가와 카르마란 무엇일까?’ ‘불교와 차를 마시는 것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유교는 종교일까?’ 따위가 이러한 고민의 결과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것도 종교이고, 종교를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