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요즘 대부분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의 유학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그 전에 아이를 위해 아버지로서 뭔가 노력이나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아이와의 ‘그림 그리기’이다.
이 책은 아이의 그림 그리기 교육을 다루고 있지만, 제목에서 보듯이 딱딱한 이론서는 아니다. 아이의 그림 그리기를 어떠한 시각으로 보고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 게 올바른지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글쓴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끊임없이 낙서를 해 대는 아이와 좌충우돌하며 아이의 그림에 생명을 실어 주는 과정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

▶ 그림을 통한 표현력 향상이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아이들의 생각이 글이나 그림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하는 것이 낙서다. 처음에는 의미없는 끌쩍임으로 시작한 낙서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아이의 생각이 담기기 시작한다. 글쓴이는 아이의 생각이 담긴 낙서에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 조심스레 이야기를 건네는 것으로 아이의 그림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관심을 가져 주는 만큼 반응을 하고, 아이의 낙서에 관심을 가져 주면, 아이는 낙서에 더욱더 자신의 생각을 많이 담게 되고, 그만큼 표현력이 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그림으로 아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아이는 생각그림, 즉 이야기가 담긴 그림,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리게 될 때 진정한 표현력 향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글쓴이의 주장이다.

▶ 아이의 표현력 향상을 기대한다면...
글쓴이가 중요시하는 것은 아이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낙서로 시작한 아이의 ‘그리기’는 차츰 그림이라 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문제는 아이들이 학교든 학원이든 일정 교육 시설에서 교육을 받게 되면서부터 어른들이 정해 놓은 틀에 끼워 맞춰지게 되고, 그로 인해 아이의 그림에서 개성이 사라지고 이야기가 사라지기 시작한다는 데 있다. 어른들이 정해 놓은 틀은 아이들의 자연스런 표현 욕구를 가로막는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아이들은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그림을 있는 그대로 봐 주지 않고, 어른의 잣대로 난도질하기 시작하면 아이의 그림은 생기를 잃게 된다.
글쓴이는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는 아이의 세상이 있고, 어른에게는 어른들의 세상이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를 아이들의 세상에서 억지로 어른의 세상으로 끌어내려다 보면 무리가 생기게 마련이라고…. 따라서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그림에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끈기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미술 교육이라는 것이 글쓴이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다.

“이게 무슨 그림이야, 낙서지!” “색칠 좀 잘해!” “선을 똑바로 그려야지!” “그렇게 하지 마!” 이런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며….

저자 홍동원

들어가는 글 … 아이가 그리는 그림은 모두 ‘생각그림’이다

어느 날 나는 아이들 나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어른들이 주의해야 할 세 가지
당신은 피카소의 그림을 이해하는가?/학교 공부가 뭐 별건가/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태도
그림과 글/오해를 없애기 위한 한마디

첫째 장 … 벽을 타고 나온 아이의 그림
승윤아! 네 머리는 보물주머니구나/개미, 개미, 개미/별가루/자전거/돈가스/커다란 침대 사 줘!
똥그란 풍선/꼬부라진 내 머리/회사 사람들한테도 바쁘다고 해!/사랑은 팔로 안는 거야!
승윤이 어릴 적에?/시장에서 컴퓨터 치는 언니/배가 볼록한 엄마 우산/고양이는 아가인가 봐!
줄넘기/생일 축하해!/양치질

둘째 장 … 그림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 세상
나비가 되고 싶어요/동대문 시장/일기장/똥/우리 아빠, 사랑하게 해 주세요/우리 엄마/왼손잡이
난 이런 아파트가 좋아/텔레비전에 내 동생이 나와요/뿔 달린 아가, 내 동생/내가 엄마를 더 닮았어!
고양이가 아가를 닮았잖아!/왜 일주일에 일요일이 한번밖엔 없어!/시끄러운 교회/물고기/선물/섭섭해!
엄마는 시계랑 친해요/아빠, 나 발레 할래/시장가자, 아빠!/어떻게 꽃잎이 나비가 돼?
돈을 많이 버는 방법/언니보다 내가 더 예뻐!/날으는 양탄자/집 앞의 교회/아가가 자꾸 물어 보는 이유
공주병/키 클래!/삼거리가 나오고 우리 집이 보여요/우리 집엔 별이 떠요/밤새 쑥쑥 자라는 색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