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버지니아주 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 and State University 인근에 사는 친구네에 다녀왔습니다. 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 and State University는 Blacksburg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보통 Virginia Tech(버지니아 테크),더 짧게는 그냥 VT라 부릅니다. 미국에서는 손꼽히는 좋은 주립대학 중 하나로 공대가 특히 유명해서 한국분들도 많이 공부하고 있지요.
친구가 소개한 곳 중 하나가 Smithfield Plantation(스미스필드 플랜테이션)이었습니다. 'plantation'이란 단어가 여기서 무슨 뜻인가 싶어 Wikepedia 온라인 백과사전을 찾아봤더니....
'A plantation is a place where people plant things, usually botanics. In the 17th century, the word meant active transfer of a colonising population, without concern for the indigenous people. This sense of plantation is more generally known today as a settlement or a colony.'
라고 적어두었네요. 사람들이 식물을 심는 곳도 플랜테이션이라고 하고, 인구가 이동하여 특정지역을 식민지화하는 것도 플랜테이션이라고 하는거죠. 플랜테이션을 미국 역사에서 본다면 유럽 사람들이 배를 타고 들어와 정착했던 New England지방과 Virginia의 초기 정착지들을 말하는데, New England 정착자들은 농업을 생업으로 하던 중산층 청교도가 주였던 반면, Virginia쪽은 권력층들이 많이 정착했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아주 심했다고 해요. 아무튼 오늘날 식민시대 플랜테이션들은 미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되었죠.
Smithfield Plantation은 1774년 3월에 북아일랜드 출신의 William Preston이 부인, 또 자녀 7명과 함께 정착한 곳입니다. 'Smithfield'란 이름은 부인의 maiden name에서 딴 것으로 그 집에서 5명의 자녀가 더 태어났대요. Preston은 그 지역 여러 고위직을 거쳤던 상류층으로 조지 워싱턴과도 친분이 있었구요.
이제 집안을 돌아볼까요?1. Smithfield Plantation의 외부 모습. 사진은 웅장해 보이지만 실제 보면 자그만한 목조주택입니다. 1층 천장이 높고, 집안에 몰드같은 것도 대고, Smithfield Plantation은 지금 사람들 눈에서 보면 별 것이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자신의 권력과 부를 보여주기 위해서 여러면에서 신경을 써서 만든 집으로 노예들이 만들었다고 해요.
2. 현관문을 열고 바라본 모습. 지금은 나무와 멀리 옥수수밭으로 둘러쌓여 있지만 옛날에는 늘 인디언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주위가 탁 트여 있었다고 해요. 현관문 뒤에 문이 하나 더 있어서 환기에 신경을 쓰고 있지요. 집안 창문도 역시 모두 서로 마주보도록 되어 있구요.
3. 너무너무 친절하고 또 재미있게 안내를 해 주었던 자원봉사 안내자세요. 6학년을 가르치신다던가? 아무튼 학교 선생님이신데, 방학이라 자원봉사를 하신대요. 오래전 몸이 성치않은 한국 아이 둘을 입양해 키우고 계신 분이기도 하구요.
4. parlor. 오른쪽 테이블은 남자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면 이야기를 나누었고, 왼쪽 테이블은 여자들이 모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난로를 둘러싸고 있는 연한 하늘색 목조 장식은 그 당시 부의 상징 중 하나였대요.
5. 부부침실겸 손님침실입니다. 사진에 나와있지 않지만 왼편에 손님침대가 한 방에 같이 있는게 특이했습니다. 각자 침대 둘레에 커튼을 쳐서 사생활을 보호했다고 해요. 보이지 않는 반대편 구석에 그 당시 부를 상징하던 고급 페르시아 블루라는 페인트로 칠한 난로가가 있습니다.
6. 식당입니다. 그 당시 쓰던 그릇도 있어요. 지하실에 부엌이 있는데, 밖에 또 부엌이 있어서 여름에 음
식을 내오곤 했대요.
7. 식당 난로가 옆에 있는 이것들은 어디에 썼던 물건일까요? 난로 열을 이용해 음식을 데울 수 있도록 마련된 일종의 전자렌지랍니다.^^ 그 옆방은 서재로 아이들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집주인이 공부도 하고 일도 하던 곳인데 사진을 미처 못 찍었어요.
8. 이 곳은 2층에 있는 여자 아이들 방이랍니다. 딸이 7명(8명?) 있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한 침대에서 가로로 두 명씩 자거나 그것이 부족하면 가로로 세 명씩 누워 잤대요.^^ 천장이 낮아 난방비를 아끼도록 설계되었구요. 침대 밑에 여유분 간이 침대가 하나 더 있었구요. 구석 테이블 같은 곳에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대야(?)와 수건이 놓여 있지요. 당시에는 목욕을 거의 하지 않고 손과 손닿는 부위만 닦았기 때문에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났대요.^^ 남자아이들방은 현재는 사무실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공개가 되지 않습니다.
10. 요게 뭘까요? ^^ 요강, chamber pot이랍니다. 밤에 화장실 가기가 힘드니까 방마다 모양은 조금씩 다르지만 요강이 다 있더군요.
11. 아주 좁고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지하실에 부엌이 있어요. 컴컴해서 보이지 않는데 조그만 화로와 냄비가 여러개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음식을 하다 긴치마에 불이 붙는 바람에 죽는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12. 안내하는 분이 용도에 따라 크기랑 모양이 제각각인 다리미를 썼다고 열심히 설명하고 계세요. 왼쪽에 보이는 네모난 통은 meat grinder(고기 가는 기계)이고,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버터만드는 통,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도구 등등, 다양한 부엌 살림이 있었어요.
13. 요건 조지 워싱턴이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 몰드.호두과자틀처럼 생겼어요.
14. 부엌과 연결된 자그만한 박물관에 붙은 자료. 아래 물품은 설명을 안 읽어본 탓에 용도를 모르겠어요.^^
15. 1750년경에 만들어진 도자기 인형. 인형옷은 훨씬 뒤에 만들어진 거래요.
16. gift shop에서 팔고 있는 아기자기한 물건들. 미국 사람들은 이런 물건들 정말정말 좋아하지요.
1시간 가까이 둘러보고난 소감은 '한번쯤은 꼭 와볼만하다는 것과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아이들은 좀 많이 지루하겠다'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제 친구는 버지니아에 있는 다른 플랜테이션도 여러 곳 가보았는데, 다른 곳보다 (1층) 천장이 높아서 좋았다고 하더군요. 좋은 곳 구경시켜준 친구야,고마버.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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