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두 이론대로 36개월까지 끼고 살다가 어린이집을 보내게 됐습니다.
그 전까지 아이의 영어는 그저 신나는 세계였는데,
평범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는 '탑블레이드', '무슨 드레이거' '무슨 몬..'
이런걸 생전 첨 배워 오고 재미있어하더군요.
첨엔 제가 그게 적응이 안되서 고민이 많이 됐어요.
그런데, 애시당초 영어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은 터고,
오래 가 있는 동안 맘 편히, 안전하게 지내는데,
역점을 두었더랬는데, 담임선생님이나, 원장선생님께서
이쁘게 봐주셔서인지 그런 면엔 나름대로 만족했었어요.
놀이 문화가 뭣보다 딱 제 수준이었나봐요.
근데, "영어로 말하기 싫어!"라는 충격 발언을 하기 시작한 것도
그 때였고, 당근 영어 말하기도 왕창 줄었더랬지요.
이 전까진 영어하면 기가 사는 아이었고, 한 번도 슬럼프라는게
없었던 아이었지요.
엄마랑 지낼 때는 곧 잘 영어로 반응했지만, 친구들과의 사회성은
우려되는 수준이었어요. 그 땐, 친구들이 집에 와서 놀 때도
영어로 말을 건네던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다른 양상을
보이더군요. 하지만 대신 사회성은 조금 회복한 상태구요.^^;
우리 큰 아이 기훈이는 내면이 너무나도 예민하고 여린데,
겉 모습은 공격성향에, 쌓이고 불만이(밖으로 나도는? 엄마한테도..)
많은 아이랍니다.
저도 무르디 물러서 아이 한테 스트레스를 주면서, 싫다는 걸,
시키지 못하는 성향이지요. 아이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불규칙한 생활습관 바꾸기에 진력을 하는 동안 영어에 대한
비중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조금씩 깨달음이 오는 건 --- '준비하고 긴장은 하지만
아이가 눈치 못채게 하자.' --- '엄마가 마음을 한 곳에 딱 세우고
있으면, 자연히 느긋해 지리라!'
다른 아이들에겐 몰라도 우리 아이에겐 중요한 것이 영어만이
아니거덩요. 결국 끝없는 욕심인지는 몰라도, 지덕이 골고루
조화를 이룬 아이로 자랐음 좋겠어요.
저의 경우는 능력은 안되는 주제에 욕심은 많아서인지,(왕 표리부동)
골고루 그거이 감당이 안됩니다.ㅠ.ㅠ
그래서 우리의 경우는 어떻게 표현하면 일정부분
포기를(많이 내려 놨다.)한 것일 수 있지만,
더 엄밀히 말하면 포기가 아니고, 기냥 변함 없이,
늘 하던 만큼, 영어를 접해 주고 있다고 봐야 겠어요.
증말 그래요. 커 갈 수록 아이의 세상이 무지하게 넓어지고,
할 것도 너무 많구,,, 영어는 단지 수단으로, 짐스럽게 느끼지
않을 만큼으로만 키우고 싶어요. - 그 다음 부턴 지가 알아서 하는 거구요.
교육 주관자인 엄마의 결심과 실행이 중요한 것이지,
원에다가 많은 걸 기대하면 안 될 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 그러면서 저도 평생 할 고민입니다!
도움은 못드렸지만, 현명한 결정하시기만을 기도드립니다.
태규 엄마님의 글입니다.
>
> 쑥쑥에 모이는 엄마들은 아이 영어교육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저도 나중에 영어유치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가르치겠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쑥쑥방식(?) 비슷하게 아이랑 영어를 접해왔고, 지금 37개월인데, 결과는 만족입니다.
> 엄마 아빠에게 하는 말은 아주 긴 문장 외에는 영어로 묻고 답하고를 더 많이 하거든요.
>
> 하지만 내년 5세땐 유치원에 가야하니, 생각지도 않던 영어유치원이 고민대상이 되더군요. 정말이지 보내고 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 요즘 미술이나 체육 수업에 가서도,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태규는 영어로 먼저 대답합니다. 영어랑 우리말이랑 같이 아는 단어는 영어로 먼저 나오고, 상대방의 반응이 없으면 우리말로 다시 합니다.
> 문제는 선생님이 잘 못알아들으세요.
>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아무리 쉬운 말이라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말이 나오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 그러다보니 3~6명이 그룹으로 하는 미술, 체육수업에서 태규의 대답은 무시(?)되기 쉽더군요. 다른 아이들의 대답에는 선생님께서 '응, 그렇구나. ㅇㅇ는 하마를 좋아하는구나...' 이런식의 맞장구를 쳐주시지만, 태규의 대답에는 별 코멘트 없이(마치 못들은것처럼..) 넘어가곤 하십니다.
> 그런데, 영어선생님들은 좀 다르시더군요. 아이를 많이 접해봤으니, 잘 알아들으시기도 하고, 아주 칭찬을 많이 해주시구요.
> 집에서만 영어를 하니, 그냥 심심풀이로 한 40분 하는 짧은 수업을 하나 듣고 있는데,수업이 끝날때마다 뭘 시키길래 이렇게 잘하냐, 아빠도 도와주시냐 궁금해하시고.. 수업시간에도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거나 할땐 태규를 제일 먼저 지목해서 물어주시고, 나와서 해보라 하시고.. 아이가 얼마나 신나할지 상상이 되시죠?
>
> 만일 영어유치원에 보내면, 이렇게 칭찬받고 격려의 대상이 될텐데, 일반유치원에 보내면 아이가 하는 말을 선생님이 무시하시게 되고(나쁜뜻에서가 아니라..당연히 그럴거 같습니다. 아이들이 한둘도 아니고.. 다들 얼마나 쫑알거릴텐데, 못알아듣는 말까지 신경이 안갈거 같아요. 그냥 우리말이 늦어서 못알아듣게 말한다고 생각하실듯..)
> 여태 노력해서 만들어놓은 장점이 단점으로 되어버릴것만 같은 걱정이 되더군요.
> 당연히 영어로 말하는 것도 화~악 줄겠죠.
>
> 시간이 갈수록 뭐가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 영어유치원을 선택한다 해도 딱히 마음에 드는 곳도 없는데 말이죠.
> 일반유치원을 보내고 오후에 어딜 보낼까 해도, 저 어린것을(^^) 유치원이 보통 2시에 끝나던데 그 뒤에 어딜 또 보낸단 말입니까.
> 저는 아이가 하나라, 사실 유치원 보내는 시간도 아깝답니다. ㅎㅎ
> 유치원이 한 12시쯤 끝나고, 그 뒤에는 비슷한 친구와 놀면서 하는게 제일 좋을것 같은데 말이죠.
>
> 풀기 어려운 고민입니다.
> 유치원 결정하는 날까지 계속되겠죠. 마음이 왔다갔다 하면서 말이죠.
>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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