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눈물나게 하는 은창이..2004/03/06 2004-03-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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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나절에 은창이 교회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다 내일이 주일이니 심방전화를 하신 거다

그런데 난데없이 은창이를 칭찬하신다..

지난 주일에 교회에서 봄맞이 성경학교를 했다

나는 몸이 좋질 않아 은창이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은송이랑 먼저 집엘 왔다

은창이가 올 시간이 되어 마중을 나갔다

작년 담임선생님이 신호등 앞까지 데려다 주시고 신호가 바뀌자 은창이를 인수인계?해서는 집으로 향했다

은창이는 오면서 자기가 무엇을 양보했다느니..선물을 두개 받았다느니 하는 말을 했지만

바람이 몹시 불었고 집에는 은송이가 혼자 자고 있었기에 나는 그저 응..응..그래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내용인즉... 교회에서는 성경학교 선물로 연필세트를 준비했는데

그 연필세트 캐릭터가 요즘 아이들이 열광하는 <유희왕>이었단다

근데 그것이 얼마 없었는데 남녀 아이 모두가 서로 그것을 갖겠다고 아우성을 쳤던가 보다

그 중의 한 아이는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아주 곤란했단다

두개를 준다고 해도 싫고 나중에 사주마 해도 영 진정기미가 없어서

아예 그 문제의 유희왕을 회수하는 쪽으로 사태를 진정시키려는데

은창이가 대뜸 나서서 자기가 그럼 양보하겠다고 한 것이다^^

(은창이도 유치원에서 알게된 그 유희왕을 하도 말해서 나도 그게 무슨 디지몬같은 캐릭터인줄은 알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 양보심이 많냐고...

저도 갖고 싶은 게 분명한데도 동생이니까 양보하겠다고 내미는데 참 기특했다고..

 

오늘도 은창이는 한차례...혼이 났다

늘 그렇듯이 은송이랑 싸웠다고, 양보하지 않았다고 종아리를 세대나 맞았다

물론 은송이도 혼이 나긴 했지만 그 강도에 있어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은송이는 뭐라 야단치기도 전에 자기가 먼저 까무라치게 엉엉 우는 바람에

대개가 그냥 넘어가게 되거나 이미 반은 엄마가 지고 들어가는 양상이 벌어진다..)

은송이의 고집스럽고 난데없는 울음이나 떼부림때문에 버럭 엄마의 목청 높은 언성에

억울하게 혼이 나기 일쑤인 은창이...

그것이 옳지 않다는 거야 왜 모르겠냐마는 세상의 이치라는 게 우는 놈 떡 하나 더 주게 되고

작은 놈은 미운 짓을 해도 그렇게도 쉽게 용서가 되지만 큰 놈은 그저 큰 놈이라는 원치 않는 이유로

의젓함과 반듯함을 강요당하기 더 쉽고,...

은송이 모르게 껴안게 되는 은창이가 어느새 커다랗게 자라 몸 안에 쏙 들어오지 않으면

용서의 기회가 그만큼씩 멀어지는 것 같아 숨막히다고 몸을 뒤틀 정도로 더욱 꼭 안는 것으로

미안한 엄마의 마음을 달래는 게 고작임을 은창이가 알까나....

아마도 여전히 반듯함과 옳음을 강요할 지 모른다 여전히 양보를 노래할 듯 싶다..

여전히 많이 혼이 날지도... 그러나 은창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은 은창이가 어떠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 아들 은창이여서

엄마는 은창이를 사랑한단다...

이 육아일기를 쓰면서 쳐다보니 은창이는

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난 은송이의 마지막 몇숟가락 남은 밥을 먹이고 있다

"은송아 얼른 먹어..그래야 과자 먹을 수 있단 말이야..."

 

은창이도 이제 겨우 7살의 어린아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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