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가 힘이다~~!!...2004/08/26,목 2004-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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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단도직입적이고 독단적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볼 때 결과론적인 표현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를 생각할 때 조심스럽지만 확신하는 바가 있어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지는 않겠다 싶습니다^^;;

영어선생님의 아이가 영어를 잘하리라 혹은 적어도 보통 이상의 인풋은 이루어지리라 여겨지는 것이 아직은 대세지요...그런 의미에서 이제 막 독서지도 과정을 수료한 제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끝내는 은창이는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몇몇 사람을 대할 때마다 식은땀이 나기도 하고 은창이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아이와 관련된 공부지만 지난 몇개월...아이는 그런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으니까요.. 너무 많은 정보와 지식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지만 정작 우리 아이에게 적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게으른 탓이 첫째요 아직 독서지도라는 딱딱한 의미의 책읽기로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둘째입니다.

강의를 맡으신 선생님들(정말 베테랑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게들 하시는 분들이죠..)께 기회가 있을 적마다 은창이를 대상으로 이것저것 묻고 의논하곤 했습니다. 그런 대화들 속에 내린 결론은 늘 한결같이 그저 많이, 열심히, 즐겁게 읽어주자였습니다. 그러면서 아..늦지 않았구나...하는 안도감과 그런 정도라면 열심을 낼 수 있지..하는 자신감을 갖곤 했습니다.

은창이는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7살 남자 아이입니다.
작년에 어찌어찌하다가 한글을 떼고 이제 책도 제법 읽지만 아직은 글보다 그림에 마음을 쏟는 아이여서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더 좋아라 합니다. 거의 유일하게 스스로 읽기를 좋아하는 책은 <석기시대 천재소년 우가>정도입니다. 동생이 빠지긴 했지만 꼭 우리가족 모습 같은 것이 아이로 하여금 흥미를 돋궜다고 생각합니다. 힘세고 소리지르는 엄마, 자상한 아빠, 호기심 많은 우가...

나름대로 확신이 있으면서도 주위 이야기에 또 무신경까지는 이르지 못한지라 이 시기의 아이에게 적당한 독서지도라는 게 뭘까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결코 부담스럽지 않아야 하고 또 가능한한 꾸준하여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데 그럴려면 지도라는 입장의 사람에게 역시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아이의 스트레스를 생각하지만 저는 안내자 혹은 가르치는 사람의 스트레스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창의적인 독서지도라는 과목을 강의했던 선생님께 힌트를 얻어 시작한 것이 바로 어휘지도입니다. 말이 어휘지도지 실상은 별것이 없습니다.

어휘지도란 단순한 어휘의 양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양한 어휘의 확장을 말하며 동시에 배경지식의 활성화까지를 이끕니다. 우리가 흔히 어휘지도라고 범주화시키는 끝말잇기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단순히 단어의 양을 늘리는 작업은 되지만 연상, 상상을 동반한 어휘확산에는 기여하는 바가 미미하다고 합니다. 마인드 맵과도 연관성이 있는 이 어휘 확장 활동은 아이로 하여금 논리적 사고와 나아가 창의력 향상을 돕습니다.

어휘 지도가 은창이에게 적당하다 싶어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저 역시 끝말잇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상담을 했더니 바로 위의 말씀을 해주시더군요..그래서 상담 중 나온 것을 토대로 아래와 같은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1. 책과 관련하여..

내용을 이해해도 아이들의 그 책의 단어를 다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안다라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챕터당 5~7개의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그 책은 아이에게 적당하지 않다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그것을 체크할 수 있을까요? 바로 스피드퀴즈 형식을 빌려 이것을 체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어휘지도이기도 합니다.
먼저 아이가 읽은 책에 나온 단어를 10장 정도의 종이에 씁니다. 그것을 아이가 보고 엄마에게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게임에 대한 설명을 해야 좋습니다. 아이는 해당하는 단어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다른 단어나 문장을 동원해야 합니다. 바로 어휘 확장과 배경지식이 활성화되는 과정입니다.

은창이와 했던 책은 <아기오리들한테 길을 비켜주세요>였습니다. 설명할 단어는 오리/천국/보금자리/거북/조용하다/둥지/부부/밤 등이었습니다.
이 중 둥지만 설명을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설명이라는 것을 주로 엄마가 했던 영역이라 낯설어 했지만 곧 신이 나서 재잘거리더군요.

오리-->첫글자였는데 어떻게 설명할 지 몰라 망설이다가 "알을 낳아요" 하기에 제가 능청스럽게 뱀~~!!이라고 말하니 발톱(물갈퀴를 말하는 듯..)이 있어요/몸이 물에 젖지 않아요/ 꽥꽥거려요...등을 말했습니다

천국-->하나님이 계신 곳이에요/아름다워요/우리가 죽으면 가요..

보금자리-->새들이 둥지를 만드는 자리에요(정작 둥지는 설명을 못하고^^;;)

거북-->등껍질이 있어요/느려요/등껍질에 머리를 쏙 넣어요..

조용하다-->사람들이 말을 안하고 시끄럽지 않아요

부부-->남편 말고요 엄마에요(부인으로 잘못 본듯^^;;)

밤-->아주 작은 소리로 "엄마..밤인데..어떻게 하지?"
답을 말하면 어떡하니? 그게 아니고 어떤 밤인지 몰라서..먹는 밤이야? 깜깜한 밤이야? ㅎㅎ

이렇게 처음 책읽고 스피드 퀴즈는 끝이 났습니다.

책을 읽고 그냥 그게 무슨 뜻이냐고 뜬금없이 묻는 것보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바로 이런 활동을 하면 아이나 엄마나 즐겁겠지요? 그리고 생각보다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가 많습니다. 아이와 바꾸어서 진행해도 재미있지요..

참 설명이 힘든 단어는 그 단어를 넣어 짧은 글짓기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안성마춤이란 단어를 설명하기란 얼마나 어렵나요..아마 그 단어가 에즈라 잭 키츠의 어떤 책에 나오는 걸로 기억하거든요..그럴 때는 엄마가 간단히 설명을 하고 아이로 하여금 관련 문장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2. 평소에 정확한 언어구사의 모델이 되어주세요^^

이건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시겠지요..마음의 준비가 넉넉히 되셨다면 함께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보면 좋습니다. 저희 집이 일년 반 정도 텔레비전 없이 살다가 비디오전용의 수상기에 연기가 올라오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새로이 텔레비전을 샀는데 그저 비디오만 보기에 왠지 아까워 결국 케이블을 신청했답니다^^;; 뉴스를 보는데 뉴스 헤드라인이 거의 한문투의 제목이지 않습니까..엄청 물어보는데 뉴스를 들을 수 없는 지경이더군요..그래서 저는 주로 신문을 봅니다. 그래도 뉴스 듣기를 포기하
고 아이와 대화를 하다보면 꽤 얻는 게 많습니다..물론 평소에 정확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의 대한 노출에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문투의 단어보다 곱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하려고 애씁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거리의 간판들을 보니 온통 영어식과 한문투입니다. 언어는 그 나라의 정체성입니다. 가능하면 입에 익숙치 않더라도 우리말을 많이 써야 합니다. 스폰지라는 프로그램에서 북한에서는 교집합을 <사귐>이라고 말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참으로 정겹고 예쁘지 않습니까? 북한의 그런 노력을 우스개소리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그들은 말과 글을 지키려고 애쓰니까요..

이 외에 독서메모장 활용과 동시/동요활동이 있습니다. 저는 유아들에게 할 수 있는 국어과적 영역에 반드시 동시/동요를 넣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시를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아이들 동시를 접어하면 시가 좋아졌습니다. 특별히 동시가 갖는 매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쑥쑥에 날아라 책벌레라는 모임이 7월에 생기고 매달 주제별 책읽기를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독후활동을 올리지요..저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제대로 참여를 못했지만 책 내용과 관련된 동시를 통한 활동을 하기로 계획하고 지금껏 그리하는데 정말 좋습니다. 동시를 읽고 이야기로 전환하는 것도 좋고 패러디하는 것도 좋고 곡을 붙여 흥얼거리는 것도 좋습니다. 이 모두가 어휘확장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당분간은 그렇게만 하려고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백창우님의 시디보다 이원수님의 동시에 곡을 붙인 <노래노래 부르며>를 더 좋아하더군요..

독서메모장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할게요..은송이가 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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