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1학년의 도전 골든벨~!...0825 2005-09-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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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은창이가 처음으로 친구들을 불러 생일잔치라는 것을 했어요.
은창이는 유치원 동창모임으로 매달 한번 모여서 정말 다시 못 놀 것처럼 놉니다.
같은 유치원 친구가 5명 모이는데 엄마에 동생들까지 모이면 모두 15명입니다.
그 인원이 넓으면 넓은대로 좁으면 좁은대로 부대끼면서 놉니다.
엄마들도 그동안 쌓인 수다에의 갈증을 해소하느랴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8월에 생일이 있는 은창이는 모임을 겸해 생일잔치를 했던 거지요.
떡케잌을 하나 달랑 주문해놓고 필요한 전화번호(피자집/중국집/치킨집..)를 한 데다 적어
냉장고에 떡 붙여놓으니 별로 할일이 없더군요.
아니다...청소! 이게 가장 큰 일이었지요.
4월에 이사하고 제대로 청소 한번을 못했더니 치워도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아
결국은 옥상에 있는 창고에다 집어넣기에 바빴지요.
모임 한 시간 전 아이들 데리고 도서관 갔다온 남편이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아니 한 시간이면 이렇게 깨끗한 걸 그동안 그걸 안 치우고 살았단 말이야?”

 

모임 시간이 되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맨날 만나서 와 하고 노는 것에 약간 질린 저는 자진해서 아이들 이벤트를 하나 마련했으니

바로 도전 골든벨이었습니다.

말은 일주일 전에 했건만 세상사 바빠 당일 아침에 문제 만들었는데

마침 프린트 잉크가 떨어져 겨우 25문제였지만 손으로 쓸려고 땀 나더군요^^;

 

아이들 손에는 예쁜 스케치북 한 권씩 들려주고 주의사항을 말해주었습니다.

엄마들은 절대 개입하지 말것,

동생들은 열심히 응원할 것,

서로 의논하지 말것...뭐 대충 그런 것들이었지요.

아이들은 무슨 굉장한 일인양 얼굴까지 상기되어서 들썩들썩....

엄마들은 모처럼? 아이들에게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평화로운 수다시간을 만끽하더군요.

저 건너에서 도전 골든벨이든 실버벨이든 앞으로 쭉 하자고,

아주 좋다고 뜨거운 반응을 보내주더군요..

 

드디어 시작된 첫 문제,

 

1. 잘 듣고 답을 적으세요. 아버지의 여동생은 고모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어머니의 여동생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가볍게 통과...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뿌듯한 표정이라니...정말 귀엽더군요^^

 

두 번째 문제는

 

2.두 수가 만나서 5가 되는 수가 여럿 있습니다. 아는 대로 짝을 지어 적으세요.

 

이 문제는 이번에 초등학교에 가지 않은 한 친구를 배려한 것인데

그 친구가 못 와서 그냥 10으로 수정해서 냈습니다. 전원 통과.

 

세 번째 문제부터 일이 터졌습니다.

 

3.다음 노래를 잘 듣고 띵띵띵에 해당하는 노래 가사를 적으세요.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띵띵띵.

 

A양-->총총총  B양-->몰라요  C군-->은창이 따라 송송송  은창군-->자신있게 송송송

 

은창이만 빼고 이 노래 아는 아이가 없더라구요^^;

 

다음은 받아쓰기 문제, 은창이만 빼고 모두 통과, 은창군의 답

 

***이는 어제 밤에 늤게까지 놀았습니다.

 

5.다음은 어떤 인물에게 우리 친구가 쓴 편지입니다. 잘 듣고 누구에게 쓴 편지인지 쓰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안양에 사는 민지라고 해요. 책에서 임금님 이야기를 읽고 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해서 편지까지 쓰게 되었어요. 아빠가 말씀하시기를 세계에 많은 언어가 있지만 우리 한글만큼 과학적이고 훌륭한 말이 없대요. 그래서 아프리카 사람들 집중해서 며칠을 배우면 한글을 알 수 있다고 하셨어요. 임금님이 학자들에게 멋진 한글을 만들라고 말씀하셔서 지금 우리가 아주 잘 쓰고 있어요. 좋은 글자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아하'를 외치며 정답을 썼습니다^^

 

8.다음에 설명하는 곳이 어디인지 쓰세요.

이곳에서는 편지, 소포 등의 우편물을 취급하는 일을 합니다. 또 은행처럼 돈을 저금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일도 해줍니다. 이곳은 어디입니까?

 

이 문제도 거뜬히 통과~~!!

 

그러다가 만난 이 문제에서 아주 배꼽 빠지게 웃었습니다.

기초과학(ㅋㅋ)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아이들은 그 상상력이란 부분에서 그딱 자유롭지 못하더군요.

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9.우리의 신체 중 눈이 하는 일을 두 가지 써보세요.

 

A양-->본다/눈물을 흘린다

B양-->본다/걷는다-->보고 걷는다를 나눠 쓴 답^^;

C군-->본다-->정답이 아니면 절대 안쓰는 스타일...

은창군-->본다/감는다--->두 번째 것 쓸 때 하도 호들갑을 떨길래 눈물을 흘린다 정도로 쓴 줄 알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고요....

 

13.강아지 두 마리/책 두 권처럼 수량을 셀 때 쓰는 알맞은 말을 쓰세요.

 

물 한 (  /  )/소나무 두 (   )

 

세명의 아이들-->물 한 방울, 은창군-->물 한 통(생수를 사다먹는 영향이 컸지요^^;)

보약을 잘 먹는 한 아이-->소나무 두 뿌리...

 

14.연필과 볼펜의 닮은점과 차이점을 하나씩 써보세요.

 

이 문제도 아이들이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인지 어리둥절해 하더군요.

은창이, 한참동안 닮은점과 차이점을 제 친구들에게 설명하느랴

정작 본인은 답을 늦게 써서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여자 친구가 대성통곡한 사건이 발생했어요.

 

17. 선생님 대신 쓸 수 있는 말은 다음 중 무엇일까요?

언니/아저씨/스승님/사장님

 

모두들 모르는 표정, 그나마 한 여자 친구가 막판에 스승의 날을 떠올려 제대로된 답을 썼고

은창이와 남자 친구 하나는 스승님인줄은 모르겠지만 나머지가 아니라서 썼는데

나머지 여자 친구가 글쎄 사장님을 선택했지 뭐에요.

본인만 틀렸다는 사실에, 또 그것이 탈락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에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엉엉 울게 되었던 거지요.

순간 저도 많이 당황했지만 상황을 역전시키고자 얼른 꾀를 냈지요.

그 친구의 부활을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은다를 구호 아래

엄마들도 모두 참여하는 문제를 풀게 되었습니다.

그 문제를 풀면 그 탈락한 친구가 화려하게 부활하는 거지요.

그 문제는 다름 아닌 지역사회 문제였으니,

 

21.우리는 안양에 삽니다. 안양을 대표하는 새와 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독수리와 개나리인데 한 엄마가 비둘기를 쓰려는 것을 알고

얼른 힌트를 주었습니다.

두 개 모두 ‘리’자로 끝납니다.

다행히 모두 잘 썼지만 오늘 와서 생각해보니 꾀꼬리도 있더라구요...

 

그 날 하이라이트 문제는 바로 이거였습니다.

 

25.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시작하기 바로 전에 엄마들한테 좋아하는 음식 세 가지씩을 적도록 했습니다.

고민하길래 아이들이 이 문제를 냈을 때 맞힐 수 있도록 쓰는 것도 좋다고 했습니다.

 

사실 제가 진행하는 탓에 어떻게든 은창이의 우승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왜 자기가 우승하면 안되냐고 따지기에 생각해보니 그건 또 그렇다 싶어

차라리 은창이가 우승하지 못하도록 제가 애써야겠다고 결론을 내렸지요.

그런데 은창이만 이 마지막 문제를 거뜬히 맞히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우승자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을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특혜를 누렸습니다^^

 

엄마들에게는 세 가지씩 쓰라고 했고 아이들이 그 중 하나만 써도 정답으로 할 요량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답이 아주 조금씩 비껴 갔는데 우리 은창이 아주 정확하게 답을 썼더군요.

 

은창이가 스케치북 정가운데 네모 칸까지 만들어 쓴 답은 바로 ‘’이었습니다.

쪽지를 펼쳐서 아이들한테 일일이 보여주면서 엄마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이거란다 했습니다.

(나중에 요리를 해서 대접하든지 용돈을 모아 사드리든지....하라는 의도로^^)

정답을 쓴 은창이는 아주 기분이 날아갈 듯 했겠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밥을 써준 은창이가

저는 더욱 사랑스러웠습니다.

아마도 은창이는 다른 음식보다 밥 먹고 제일 만족해하는 엄마를 기억했을 겁니다.

제가 늘 밥 먹고 나면 배를 두드리면서 "역시 밥이 최고야~~"를 연발하거든요^^;

 

이렇게 엉성하기 짝이 없는 도전 골든벨은 끝나고

역시 아이들은 이리저리 뭉쳐다니며 놀았습니다.

 

도전 골든벨을 하고 생각한 것은 초등 저학년의 경우.

 

1.중간 탈락, 부활보다는 점수를 합산하여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 낫다.

 

2.좀더 심혈을 기울여서 문제를 뽑아 맞히는 비율이 80% 정도여야 하는 내내 즐겁게 임할 수 있다.

 

3.이왕이면 통합교과형식을 빌면 더욱 좋겠고 그것이 아니라면 어느 한 주제에 맞는 미니 골든벨도 괜찮다.

 

4.도전 골든벨의 형식을 빌어 공부(학습)의 효과도 노려볼 만 한데 또래 친구들과 함께라면 금상첨화...


지금도 아이들이 남기고 간 스케치북 보면 웃음이 납니다.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들...무럭무럭 자라서 이 나라의 기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에피소드~~

 

1.스승님 대신 사장님을 택한 친구, 그날 집에 돌아가 책부터 꺼내 읽으면서 다음 골든벨 때는 자기가 꼭 우승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는 후문입니다^^

 

2.오빠를 열심히 응원했던 7살난 아가씨는 공부 열심히해서 내년에는 자기도 꼭 하고 싶다고 일기에 썼더랍니다..ㅎㅎ

 

그리고 8월 25일...

오늘이 은창이 생일입니다.

우리 멋진 은창이, 늘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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