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의 발달과제: 시간관리와 자기조절력 2011-11-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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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2011-3-30에 적은 글입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아이들도 엄마들도 많이 분주한 요즘입니다.

쑥쑥에서도 자기주도 학습반을 모집하며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시간을 조직화하는 법을 배우려고 열풍이구요.

 

저도 이 대열에 어떻게든 끼어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자기 주도 학습은 커녕, 일상생활에서 자기 앞가림조차 못하는 아들을 둔터라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그저 아쉬운 입맛만 다시고 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갓 태어난 무기력한 아기가

점차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엄마의 도움 없이 자기 앞가림을 하게 되는것을 보면

이런게 자식 키우는 보람이구나 싶어 뿌듯하죠.

작년까지만 해도 세수며, 양치며, 옷입기 모두 해줘야 했는데

올해 들어 이 모든것을 혼자 힘으로 해내는 6살 둘째아이를 보며 이런 흐믓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9살이 되어도 6살 동생만 못한 큰아이를 보면

한심스럽다못해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아침 등교준비하기 어려운것은 물론이고,

자기 책가방안에 있는 준비물조차 못찾아서 사용을 못하고,

놀려대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으면 어김없이 다툼에 휘말려들어가고,

밤 11시가 넘어도 마치 시간이 무한대로 있는양 노래부르며 놀다가

치카하자고 하면 온 집안을 들쑤시며 도망다니며 엄마랑 숨박꼭질하려고 합니다.

 

성향이 너무 다른 두 아이를 관찰하며

양육환경보다는 타고난 뇌기능의 차이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겼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재밌게 읽은 <주의산만증 아이 다루기>란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큰아이의 문제점은 '시간개념과 자기 조절력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주의산만증의 정신세계는 '시간에 대한 무지', 즉 러셀 바클리가 말한 '시간에 대한 문맹'에 시달린다.

시간이 절망적으로 부족한 상태가 되는가 하면 귀가 안들리는 박쥐처럼 좌충우돌하고,

때로는 영생의 축복을 받은 것처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행동한다.

마치 시간 개념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미 초기 아동기에 시간 개념을 발달시킨 상태이다.

 

.... 주의산만증의 뇌에서 시간과 관련된 기능장애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발육부진'이다.

이것은 미래의 일을 생각하지 못하는 만성적 장애라고도 할 수 있다.

주의산만증이 있는 어른들은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나는 것처럼

단지 현재만이 존재하고 현재만이 고려대상인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들은 현재의 자기 행동이 미래에 갖게 될 의미라든가 미래의 욕구, 인간관계나 책임감 등에

자신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간다.

조금이나마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는 활동이나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장기 목표보다는 단기 목표를 선택한다.

 

자기 조절력(self-regulation)은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주의력을 집중하고 충동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의식적으로 주의력을 조절해 자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 개념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 조절력은 인간의 삶에서 또 다른 발달 과제이며,

초기 아동기부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까지 점차적으로 완성되어 간다.

 

이 책에서는 시간개념과 자기 조절력을 저학년 아동의 발달과제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이런 면이 부족한 아이들을 발육부진으로 표현합니다.

(어른들이 '나이 들면 나아진다'는 말씀과 일맥 상통하는 이야기죠.)

나이가 들면 나아지지만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이런 면이 해결되지 않아

인생을 복잡하게 사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일부러 이렇게 하는게 아니란것을 잘 이해하고

과도하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도록 세심하게 노력해야합니다.

(노력을 안하면 자기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라 늘 아이를 비난하게됩니다)

 

뇌기능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간개념과 자기 조절력은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서

아이 수준에 맞춰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런 아이를 붙잡고 자기주도학습 계획표를 제시하는것은

초등학생한테 고등 수학 문제를 풀라고 하는것과 같기 때문에

아이 눈높이에 맞는 것을 찾아야합니다.

 

사실 아직 저희집에서도 이 문제가 늘 골칫덩어리기 때문에

해결책이 될만한 대안을 제시할수 없습니다.

그래도 여기저기에서 주워들은 전문가의 조언을 떠올려보며

제 나름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댓글로 더 좋은 방법들을 제시해주세요!)

 

 

1. 시간 개념 기르기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

   -알람 시계 이용하기: 취침시간이나 식사시간제한할때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알람이 울리는것을 매우 재밌게 생각해서 다른 알람으로 바꾸는 놀이에 빠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전 예고제: 어떤 활동을 하기전에 미리 "10분전이다, 5분전이다"하고 말해서 주의 환기를 시켜줍니다.

         이때 소리지르지말고 인내심을 갖고 차분하게 말해줍니다.

         단지 말만 하지말고(아이가 안듣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 어깨를 부드럽게 만져 눈을 쳐다보며 말해줍니다.

 

   -스케쥴을 헐렁하게 짜기:  빡빡한 스케쥴을 제시하면 압박감을 쉽게 느끼는 아이들이므로

        꼭 해야 할 일의 가짓수를 줄여주고, 대신 약속한 일을 다 수행하면 오버해서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좋은 행동을 강화시킵니다)  

        나이가 들어 점차 감당할 능력이 자라나면 단계적으로 조금씩 과제량을 늘려줍니다.

        이 아이들은 스케쥴이 빡빡하면 하긴 하더라고 쉽게 우울해하며 짜증이 많아집니다.

 

 

2. 자기 조절력을 기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 아이랑 역할극 해보기: 친구관계에 어려움이 많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줄 모르는 아이와는

         역할극을 해보는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아이가 반갑게 인사하는 친구한테 모른척하는것때문에

         그 주제를 갖고 역할극을 해봤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좀 더 자기 행동을 객관적으로 보며

         새롭게 마음을 먹더라구요.

 

    - 미리 정해둔 신호를 사용하기: 아이가 워낙 주변의 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숙제하다 딴짓을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러면 저희집은 "삼천포!!"하고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해주면 아이도 "아차!"하고 원래 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안돌아올때도 많습니다. ^^;; )

       그래도 따로 잔소리를 장황하게 늘어놓는것보다 정해둔 신호를 사용하는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주변 환경을 조용하고 단정하게 조성하기: 아이가 숙제를 하는 경우 TV를 끄고 동생을 다른방으로 가서

        놀게 합니다. 아이가 유혹받을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하고 반드시 어른이 옆에 같이 앉아서

        숙제를 지도합니다. 되도록 전화벨도 안울리게 하거나 초인종도 안누르면 좋습니다.(^^;;)

 

   - 단기 보상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무엇을 하던지 동기부여가 잘 안되는 아이들이라서

        단기 보상은 훈련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랍니다.

        예를 들면, 저희집은 저녁 9시전까지 숙제 및 기타 학습을 다 마치면

        자기가 좋아하는 영상물(20분짜리, 시리즈물)을 하나씩 틀어줍니다. 

        단기 보상을 제시하니 아이가 자기가 하기 싫어도 훨씬 수월하게 감당하더군요.

        (단기보상이 없었으면 아직도 한글이나 영어도 못읽었을것입니다. T.T)

 

 

저도 늘 아이와 여러가지 문제로 씨름하냐 마음이 천당과 지옥을 오갑니다.

그렇지만 어느정도 부모의 노력으로 개선될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먼저 육아서 보며 공부하고 전략을 짜서 대하면 확실히 나아지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이렇게 글을 적다보면 제 스스로 마음을 다지며 더 노력하게 되구요.

 

시간개념이 희박하고 자기 조절력이 잘 안되는 아이 둔 엄마들 힘내십시오!!

새 봄을 맞이하여 심호흡 크게 한번 하시고

다루기 힘든 아이 잘 키우기 위해 한번 열심히 노력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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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2011-11-25 11:34 

와~ 요즘 고민하는 내용인데 정말 책을 읽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아들이 좋아 2011-11-24 22:08 
딱 우리 큰아들이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잘 보고갑니다. 
김윤숙 2011-11-24 20:35 
잘 담아갑니다.
엉금엉금엄마 2011-11-22 09:54 

제가 꼭 일거야하는 책이네요~~~

책 소개 감사해요~

hazel 2011-11-21 23:30 

좋은 글과 책 소개 감사합니다.

늘~~ 엄마노릇이 버겁고 힘들게 느껴지네용

쭌림맘 2011-11-21 11:38 

아......너무나 공감되는 글입니다. 저의 큰 아이가 꼭 이와 같은지라 늘 고민과 마찰 속에서 살고 있던차에 이글을 읽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명백히 알게 되었네요.

안그래도 아이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고 있는 것 같아서 지난주 모든 학원과 학습지를 정리하고 아이의 삶을 단순화시켜서 자신의 시간속에서 학교숙제와 준비물만이라도 스스로 챙길 수 있게 하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여태껏 하던 모든것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뼈아픈 포기가 ....있었지만 부모로서 아이에게 진정 무엇을 가르쳐야 되는지 이글을 통해 다시금 마음을 되짚어보고 다져보게 되었습니다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개구쟁이맘 2011-11-21 12:43:07
아유, 어려우시겠어요. 정말 이런 아이들 키우기 몇배나 더 힘들어요.
부모가 감당해야할 몫이 참 많은 애들이죠.
부모가 남들보다 몇배나 내적으로 인내하고
아이를 부드럽게 이끌기 위해 전략도 많이 짜야해요.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아이의 그 모든 부실함을 커버해줘야하는데,
엄마도 사람인지라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렇게 육아서 읽으면서 자기 아이를 도와줄수 있는 길을 찾는다면,
이미 엄마의 노력이 시작되었다고 봐요.
쭌림맘님도 힘내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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