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사 6백년에 얽힌 이야기가 소개된 어린이 책.
42편의 서울 이야기가 실린 이 책에는 서울의 동네 이름, 고개 이름, 산 이름 들에 얽힌 갖가지 전설과 역사적 사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즉, 돈의동, 동빙고동, 서빙고동, 독기가 꽂혀 있는 뚝섬, 임경업 장군과 마천동, 근심을 잊게 해 준 망우동, 박석거리, 오얏나무를 베어 낸 번동, 사당동과 당산동, 칼을 씻은 세검정, 쌍문동의 효자, 역마을 이야기, 오금이 저려 오금동, 용 머리를 닮은 용산 등 구체적인 지명이 거론되어 있다. 주변의 작고 친근한 것들 속에서 역사를 배워나갈 수 있는 책이다.
누에 치던 동네, 잠실과 잠원
조선시대에 유명한 풍수지리가가 있었대요. 이름은 전해 오지 않는데 이 사람이 보기에 서울의 앞산인 남산은 생긴 모양이 꼭 누에의 머리와 같더래요.
'서울에서는 누에가 잘 돼야 나라가 흥하게 돼. 여기 남산에 서울의 정기가 모여 있거든. 누에가 잘 되지 않으면 서울의 정기가 끊어져 버리겠는걸.'
풍수지리가는 생각 끝에 나라에 상소를 올렸어요.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산이 남산인데 남산의 모양은 누에를 닮았습니다. 서울에서 늘 누에가 잘 자라게 해야 남산이 살고 남산이 살아야 서울이 삽니다. 누에게 잘 되게 하려면 누에가 먹고 사는 뽕나무를 많이 심어야 할 것입니다. 뽕나무는 남산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한강 남쪽 백사장에 심어야 누에 머리 모양을 한 남산이 살아나고 서울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니, 이를 한낱 풍수장이의 말이라 흘려 듣지 마옵소서."
조선은 풍수지리설을 크게 믿는 나라였기 때문에 나라에서는 풍수지리가의 상소를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이렇게 해서 지금의 잠실, 잠원 일대는 뽕나무 천지가 되었지요. 뽕나무가 많아지니 자연히 누에를 치게 되었고요.
잠실의 옛날 이름은 동잠실, 잠원은 신잠실이었어요. 처음에 이들 잠실(누에를 관리하는 방이란 뜻.)이 생겼을 때는 관리 두 명을 나라에서 보내 누에를 돌보고 실을 뽑게 했어요. 뽑은 실을 나라에 바치면 심사를 해서, 실이 곱고 질이 좋으면 상을 주고 그렇지 못하면 벌을 주었다고 합니다.
(본문 p.105~107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