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들어왔는데
그 사이 게시판에 오른 글이 참 많네요.
저야 아직 아이도 없고 공부도 해야하고 해서 일주일에 두세번 들를 뿐인데 ...
글들을 읽다보니 영어를 싫어하게 된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많으신거 같아요.
그리고 모국어와 영어 사이의 갈등도 많구요.
제가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를 생각해 보면요.
뭐니뭐니해도 제일 좋은 방법은 아이가 관심있어하는 분야와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요.
대채로 거의 모든 아이들이 무난하게 스토리나 영어노래로 영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의외로 그 방법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아이는 노래를 너무 싫어해서 노래만 나오면 도망을 갔답니다.
그럴 경우, 다른 아이들이 노래로 영어를 쉽게 배운다고 그 방법을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죠. 그 아이는 공룡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공룡 놀이나 공룡 책, 퍼즐로 접근했습니다.
또 어떤 아이는 소리에 예민한 아이도 있어요. 그럴 경우 평상시에 계속 영어 카세트를 틀어주면 본인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교사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굉장히 많은 문장을 습득하게 됩니다.
또래보다 인지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의 경우 파닉스를 이용하여 소리와 읽기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파닉스를 하게 되면 그동안 재미있게 접하던 영어에 대해 '학습'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하게 됩니다. 그래서 본인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강한 의욕이 없다면 파닉스같은 것은 좀 뒤로 미루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고 인지능력이 좀더 발달하게 되면 유아기에 힘들게 익히는 파닉스를 쉽고 편하게 익힐 수 있는데 굳이 어린나이에 스트레스 줄 필요 없습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의 경우, 4,5세의 아이들이 파닉스의 기초 소리를 배우는데 3개월정도 걸리는 반면(제가 사용한 교재 기준입니다^^)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의 아이들은 두세시간의 수업이면 같은 내용을 마스터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스토리를 연극으로 만들어 직접 해보면 그 효과가 놀랄정도로 좋습니다. 간단하게 엄마나 형제들과 연극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때 아이들에게 스토리를 일부 변형해서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줄 경우 그 효과가 더욱 높아 집니다.
그리고 모국어의 경우, 아이가 한국어가 모국어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영어는 학습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기 쉽습니다. 이 때 싫어하는 영어를 강요하는 것은 정말 영어를 '학습;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하게 하기 쉽습니다. 그보다는 한국어와 다른 영어의 맛을 느끼게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어동화책이 아이들에게 주는 즐거움과 한국어 동화책이 주는 즐거움은 다소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어 동화책의 경우 내용이 주는 즐거움이 큰 반면 영어 동화책의 경우, 소리가 주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영어 동화책이나 말의 소리가 가진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답답해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어 동화책을 한국어로 번역해 주는 것은 삼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래만에 들어와 글을 써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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