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영어 교육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 등록일 2015-09-24 09:07
  • 작성자 하니비
  • 조회수 8,019

글로벌하게 지낸 여름이었습니다.

외국인 손님초대, 작은아이 카투사 잭슨캠프 수료식, 제자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죠.

 

큰아이가 외국인 직장동료 선배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1박을 헀습니다.

하버드 출신으로  금융계에 종사하는 친구들인데

처음에는 아이동료들이니 부담없이 대접한다 생각했는데

4명의 음식준비며 잠자리준비를 생각하니 날짜가 다가오며 머리가 지~끈을 넘어서 스트레스..

아..내가 왜 데려오라 했던가..후회막심.

아이는 평범한 한국인 가정을 체험시키려고 초대하는 것이니 절대 부담갖지 말라고 했어요.

 

저녁을 먹고와 간단히 막걸리를 마시겠다고 준비해달라고 했는데 막걸리는 안주준비가 복잡하여

일본인에게 선물 받았던 일본전통주 사케와 과일을 준비했어요.밤이라 간단하게..

드디어 손님들이 오셨고 새벽1시가 넘도록 수다를 떨었어요.남자들의 수다 처음 봤는데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아니 몇시간 동안 단 1분의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이야기해요.

물론 한국와서 배운 한국어를 조금씩 하기도 하지만 영어로 와글와글...

제가 한국어로 이야기하면 큰아이와 아이 학교선배로 카투사 출신이고 1년간 외국에서

공부했던 친구가 바로 통역을 하더군요.ㅠ..

처음에 아이가 엄마가 영어샘이라고 소개만 안했어도 오히려 편하게 영어를 구사? 했을 것 같은데..

아놔~~ 엄마가 영어샘이라고 소개를 해서 ㅠㅠ

저는 20년 정도 영어를 매일 공부하고 수업했지만 영어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죠.

한국영어교육의 고질병인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로 말하기만 빼고  공부해왔다고요..

머리속에 문장의 5형식을 기반으로 하여 영어문장은 정확히 자리잡고 있는데

과연 내가 영어로 말 했을 때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저를 괴롭힌다고요..

일단 50대로서 비교적 정확한 발음이라고 생각하지만 엑센트 인토네이션이 엉망인지라..

그리고 한국 영어교과서의 컨버세이션 표현이 외국인에게 과연 통할까? 하는 의문..

제가 미드나 영화에서  교과서에서 나오는 표현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기에...

그러니 제가 영어를 했을 때 어리둥절할 상대방의 얼굴모습을 상상하며 영어를 못하겠더군요.

다음날 아침 일어나 외국인 친구들이 " 모~닝" 하는데도 그냥 웃기만..'모닝' 해야하는데 하면서

오? '굿모닝'이 아니라 그냥 "모~닝" 하네..ㅎㅎ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이 쉬지않고 엄마표 영어로 시작해서 수능영어까지 20년 영어를 해왔더니

외국인 친구들의 대화를 95%는 알아들었다는 것이죠.

하버드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사우디 금융감독원 세계 이곳저곳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젊은이들

 정말 활기넘치고  대화가 흥미진진하더군요.

 

우리 아이도 토종인지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금융계는 정확한 영어가 필수인데 영어때문에

고생할 것 같아서요.아이는 교환학생도 나가지 않았고 방학마다 미국을 비롯 유럽 중국 일본등에서

프로젝트를 하며 구사한 영어와 대학다니며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어 교육 알바로 배운 영어가

전부인지라 부족한 영어로 외국인들이 많은 직장에서 과연 일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우리부부는

일단 유학을 먼저가라고 계속 권유했지만 아이는 유학 갈 필요는 없다고 하더군요.

일하며 꼭 필요하다 생각하면 그때 가겠다고 했고 영어가 글로벌한 직장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토종이었기에 민사고 국제반 3차 인텨뷰에서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좌절했던 그 상처는 이제

완전히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사라졌고 잊어버렸더군요.그러나 제게 그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

그때 민사고가서 해외명문대로 진학했던 친구들을 직장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해외 유학의

경력이 글로벌한 직장의 세계에서 큰 메리트가 되지는 않고 개인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요.

 

아이가 토플준비할 때 롸이팅을 첨삭해주고 직장 레쥬메 쓸 때까지도 영문교정을 봐준 남편...

20년 동안 명절날 빼고 하루도 영어공부를 쉬지 않았던 저도 영어로 대화하려니 참~어렵더군요.

그래도 두아이들은 영어 때문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영어의 세계에서 생활해 나간다니 다행이고 감사한 생각입니다.

작은 아이도 대학 1년 다니고 미군 험프리부대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하는데..

처음 3주동안은 영어 힘들다고 하소연하더니 이제는 영어에 불편함이 없다고 하더군요.

영어공부 하라고 했더니 군복무하면서 근무시간 이후에 CPA준비하겠다고 하더군요.

미군은 군대가 직업의 개념이어서 여유가 많은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은......

두아이들이 이젠 영어대화는 불편함 없이 자유로워졌지만..

토플이나 텝스시험을 지금 본다면 과연 몇점이나 나올까? 가 의문입니다.

텝스는 100점 이상 떨어지더군요.900대에서 800대로..

문제집가지고 공부하면 금방 오르겠지만 이젠 공인시험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두아이 모두 최고점은 고등학교 시절에 찍었죠.이것은 두고두고 추억이 되겠지요.ㅎㅎ

영어공인 성적을 받는다는 것이 영어를 늘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더군요.

물론 대학다니며 기업의 해외파견등에 지원하려면 일정의 영어성적을 제출하기도 하지만

중요하지 않고 외국계직장에서 영어공인성적은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어인텨뷰로 면접을 합니다.

 

조기영어교육 과연 얼마나 효과있을까? 상당히 회의적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영어의 세계에 들어가 사는 모습을 보니 확실하게 효과가 있네요.

제가 우리 아이들 처럼 영어를 구사하려면 다시 태어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올해 상반기만 해도 EBS수능 연계 1200지문을 꼼꼼히 공부했는데도 영어 한마디하기도

두렵다니..이럴 수가 있나요?

월요일마다 미국으로 교환학생 간 제자에게 전화가 옵니다.카카오전화 공짜라고 매주..

그런데 가끔 호스트 옆에 있다고 바꿔주겠다고 하면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참~~영어 공부 헛 했습니다.

 

 



원본 게시물: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B_003&number=9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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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2018-10-15 15:37 
안녕하세요. 회원님.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선배맘 무조건 따라하기' 게시판에도 함께 노출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악돌이 2015-09-28 21:59 

두 자제분들의 훌륭한 영어실력은 역시 엄마의 노력이 뒤받침 한다는걸 각성하고

 

아이에게 영어책을 '쓰윽~'하고 밀어 봅니다.

 

님의 글을 읽고는  아빠한테 읽어 준다고 들어가네요.. ㅋㅋ

 

그로리아 2015-09-28 11:35 

  우리아이  대입 준비하느라 영어를 손에서 거의 놓고 있었네요  .. 수학땜에 ..  영어는 사회생활에서 필수인데

   수능준비에 잠시 잊고있었네요.. 하나비님 글읽고 다시 정신차려봅니다.

동이둥둥 2015-09-24 17:16 

요즘 아이 영어땜에 고민이었는데 하니비님 이야기를 읽다보니 아이와 다시 기운내서 천천히 해야겠어요. 뭐든 저의 조바심이 문제 인거 같아서... 아이를 키우면서 느긋함이 사라지는것 같아 속상하고 아이에게 미안해지네요,

놀자 2015-09-24 13:17 

오랫만에 들어와서 정말 반가운 분을 뵙게 되네요. 얼마전에 어느분과 대화중에 하니비님 두 아들램 소식이 궁금하다 했는데... 진짜 멋진 청년이 되었네요^^ 역시 부모가 자식의 거울이 됨은 불변의 진리인가 봅니다. 행복한 명절 되시길^^
하니비 2015-09-24 15:09:21
어머~~어머
놀자님..
도대체 얼마만인가요?
잘 지내시죠..
명절 장보기 온라인주문햤는데
기다리며 오랜만에 글올렸어요.
활동 쉰지는 몇년되었어요.
쑥쑥이라는 인연으로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모두 궁금하고 가족같은 그 느낌..좋아요.
명절날이 너무너무 기대되어요.
가족모두 넘 바빠 4식구 모두 모여 긴얘기 할 시간
내기는 명절이거든요.
놀자님을 여기서 뵙다니..
잘 자내시고 아드님 건강하게 잘 자랐죠.
입시걱정 군번이 되어가시네요..ㅎㅎㅎ
아기때 만난것 같은데..
암튼 저 잘지내고 있고요 반가워요.
나나맘 2015-09-24 09:58 
하니비님의 이야기는 참 재미있어요.. 진솔함때문이겠죠?
저도 항상 절음발이 영어를 벗어나고 싶은데 그게 안되네요..어느날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떠듬거리는 모습으로 내가 평가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때문인거 같더라구요.. 예전에 외국여행갔다가 한마디도 안하는 저를 보고 남편이 알아는 듣고 있다고 말하니 외국인이 정말 이상하게 생각하던 기억이... 
멋지게 성장한 아드님들의 이야기 앞으로도 기다릴게요~~

하니비 2015-09-24 14:57:33
살아가는 이야기처럼 재미난 이야기가 있을까요..
애들 키우는 얘기는 더욱 재미나지요..
듣기가 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예요.
젊은아들의 긴긴 수다 너무 재미나고 웃음 계속 터지고
아이들 에게 참 감사했어요.
좋은 경험을 시켜주어서요.
이제는 종종 아이 친구들을 초대하려고요..
미군들도 초대해서 민간외교관 역활을 해달라는
부탁도 들었어요.
라온제나4 2015-09-24 09:21 

항상 점잖고..인자하시다는 느낌으로 글을 읽었는데..

오늘은 왜이렇게 하니비님이 귀여우시다고 느껴질까요?^^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들긴 하더라구요...

아이들은 하루하루 뛰어가듯 느는데..저는 겨우 기어가는 느낌?^^

두 아드님도 훌륭히 키우셨고..

하루도 영어를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니..대단하세요~!!

추석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하니비 2015-09-24 14:52:06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영어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어요.
영어 정말 어렵네요.
수능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고..
몇십년을 해도 말하기가 이리 어려우니..
그래도 제 인생을 지루함 없이
행복하게 이끌어준 영어..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