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엄친아', '엄친딸'이지 않을까 싶다.  '엄마 친구 아들', '엄마 친구 딸'의 약자인 이 두 단어의 속뜻을 살펴보면,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뭐하나 빠지는 것 없이 모든 것에 완벽하다는 내용이다.

  사실 나도 학창시절 제일 듣기 싫었던 게 엄마가 늘상 하시던 말씀...... "엄마 친구 딸은 어떠어떠한데 넌 왜 그모양이니?" , "엄마 친구 딸은 안시켜도 집안일도 돕고 한다는데 넌 맨날 니 방 청소도 안 하고 그게 뭐야?"라고 하시던 그 잔소리...... 맘 같아선 그 엄마 친구 딸이 도대체 누군지 한 번 만나서 따져보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처럼 누구나 다른 사람과 비교 당하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도 수치스럽고 자존심 상하고 내가 한없이 작아짐을 느끼게 되는 아주 기분 나쁜 일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싫어서 내가 엄마가 되면 절대로 우리 애는 다른 집 애랑 비교 안 하리라고 다짐하고 다짐했건만, 실상은...... 나 역시 우리 아이를 다른 집 애들과 비교하며 나무라고 있음을 발견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T.T

  그동안 여러 권의 육아서를 통해 제일 많이 접한 내용 역시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라'이건만, 아이를 키우다보니 나도 모르게 아이의 단점이나 부족한 점을 찾아내어 끊임없이 비교하려는 욕구가 샘솟음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이 책을 같이 펴내신 두 분께서도, 비교를 통해 얻게 되는 건 자존감 상실과 열등감을 통해 의기소침한 아이로 자라나게 되며 어릴 때 이렇게 형성된 성격을 통해 어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꼬집어 말하신다. 아이들 저마다 기질과 성격이 다르고 특성이 달라 개개인마다의 선호경향이 다른데 다른 기질의 아이들과 비교하는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경고 또한 함께 하고 계신다.

  태어날 때부터 천부적으로 자기만의 재능을 타고 나는 아이들을 다른 아이와 비교하게 되면 이 아이의 장점이 오히려 줄어들게 되고 점차 아이의 장점을 발견하기조차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형제 간의 비교를 통해 가족의 화목까지 흔들리 수 있다는 사실...... 

  사실 나도 그랬다.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아이가 알아서 할 텐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하고 나무라고 야단치며 아이를 키워온 것 같다. 늘 그렇게 조급하게, 뭔가에 쫓기듯 아이를 다그쳐 왔는데, 때마침 읽은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믿고 참고 기다리며 늘 아이와 공감하는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 아이에게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을 주신 홍미경, 김태광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