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그렇게 똑같은 고민과 갈등을 겪는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자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냥 제 맘껏 놀게 해줄까, 이것 저것 한다고 다 이루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 그런 교육적 관대함(?)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잖아요.
한 해가 바뀔 때마다 마음가짐이 참 달라지는 것 같아요.
포기하는 부분도 생기고 의욕도 조금씩 꺾이구요.
어떤 면에서는 이런 느슨함이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첫 아이는 엄마에게 희망과 실망의 시간차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둘째 아이는 좀 안그렇잖아요.
오늘 저는 딸과 악수를 했습니다.
방학 때 수학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근데 시험을 망쳤어요.
창피한 얘긴데요, 이상하게 제가 눈물이 나더라구요.
솔직히 딸에게 실망도 되고, 억울하기도 하고,
또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우리 둘의 모습이 딱하기고 했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저는 딸에게 엄마의 실망을 사과하는 마음으로
악수를 청했어요.
이러면서 엄마는 철이 드는 것 같습니다.
지현맘님의 글입니다.
> 저녁9시 . 벌써 딸아이는 졸린가 봅니다.
> 숙제인 수학문제집을 풀면서 연신 하품을 해댑니다.
> 요즈음 너무 피곤한 것 같아 공부하는 딸아이옆에라도 같이 앉아 있으면
> 힘이 될 까 싶어 얇은 단행본 책들고 저도 딸아이 옆에 앉아봅니다.
> 오늘 아침에 밥먹는 아일 붙들고 너무 힘이 드니까 왠만하면 학원 한군데
> 줄이자고 했습니다.
> 그랬더니 이제 초등2학년인 딸아이가 영어는 이래서 꼭 해야하고,
> 미술은 저래서 꼭 해야 하고, 피아노도 이왕 시작한 것 꼭 해야 한다고 절대로
> 그만 두어서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 거참, 아이가 저런 생각을 하게 한건 이 엄마의 중심잡지 못하는 고무줄 교육관
> 이 크게 일조를 했고, 이 세상 어른들도 크게 한 몫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 제 딸아이는 학습지는 하지 않지만, 방과후 학원 매일 2군데 다녀오면
> 동생이랑 조금 놀고, 만화 조금 시청하고, 피아노치고, 책읽고, 숙제하고,
> 식사하고, 영어듣고.
> 책을 좋아하는 딸아이가 마음 푸우욱 놓고 제대로 책도 못 읽는 것 같아
> 이 엄마는 요즈음 자꾸만 자꾸만 무엇이 진정 아이를 위한 것인줄 알면서도
> 쉽게 모든 걸 포기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럽기까지 합니다.
>
> 영어도 미술도 피아노도 3학년이 되면 눈 딱 감고 한 1년 쉬어 볼 까
> 생각도 해 봅니다.
> 딸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어딘가에 쫓기지 않고 실컷 마음놓고 읽게 해 주고
> 싶습니다.
> 요즈음은 자꾸만 더 헷 갈립니다.
> 어느 쪽이 진정 아이를 위하는 길인가를.....
>
> 쑥쑥 엄마들도 나처럼 이런 고민 하나요?
>
>
>
>
>
>
>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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